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おそ松さん 2F/[마피아마츠] 마피아의 지도

[마피아마츠/오소마츠상 소설/마피아마츠 소설(おそ松さん Novel )] 10. 평화로운 마츠노 가

※ 세계관을 포함해 충분히 다른 설정.

※ Just Fiction.

 

# 오소마츠상소설

# 마피아마츠

# 유메마츠

# NL마츠

# 오소마츠

# 쵸로마츠

# 이치마츠

# 카라마츠

# 마피아AU

 

 

마피아의 지도10

 

 

 

 

30분이라고 해봤자 길지도, 짧지도 않은 애매한 시간은 타이밍좋게 키친에서 설거지를 하던 카라마츠를 도와 먹은 그릇들을 정리하고 이치마츠에게서 약을 가져오려다가 조금 붙잡혀 푸념―이라고 쓰고 오소마츠의 욕 비슷한―을 들어주고, 토도마츠에게서 스마트폰을 가져오려다가 아직 덜 됐다고, 날 초사이어인이라고라도 생각하는 거야아―! 하고 소리치는 예민해진 비명에서부터 도망치는 걸로 금방 지나버렸다.

 

장남이 없는데도 어째서인지 지쳐버린 쵸로마츠는 이치마츠에게서 건네받은 해열성분의 약을 들고서 다시 오소마츠의 방으로 향했다. 세 번의 노크 후에도 대답이 없자, 쵸로마츠는 기다리지 않고 문을 열었다. …아직은, 온 마음으로 신뢰할 수는 없으니까.

 

조용한 이유는 의심한 대로 달아나서라던가의 탓이 아니라,

 

 

"자냐."

 

 

어이가 없어 말이 튀어나왔다. 벌어진 입으로 침이 떨어지지는 않을까, 조금 깔끔한 구석이 있는 쵸로마츠는 그것부터 걱정했다. 소화가 되도록 적어도 30분은 눕지 말라고 했더니, 메이는 침대에 걸터앉아 금방이라도 고꾸라질 기세로 꾸벅꾸벅 고개를 숙였다 퍼뜩 올리면서도 일어날 생각은 않는 상태였다.

 

하긴. 그렇게 울었으니. 부은 눈이 무거워보인다고는 생각하고 있었으니.

 

 

"이건 빼라고 조언했잖아…."

 

 

기적의 바보가 알게 되면 카라마츠도 휘말릴 거라니까. 여전히 넥 부분에 걸어놓은 카라마츠의 선글라스를 대신 빼고 협탁에 올려놓으려 팔을 뻗었다. 어라, 이거, 그리고 곱게 접힌 파란 손수건을 발견했다.

 

그 상냥한 …뭐라더라, 슈퍼 고릴라? 가 마음을 뺏기고 결국 친절을 베풀었나보네. 천성이 상냥하고 젠틀한 하나 위의 형이―지만 전혀 그래보이지 않아 형이라고는 부르지 않지만― 또 어떤 이치마츠가 날뛸 만한 아픈 말투로 이 아이를 건드렸길래 이 아이가 이것들마저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건지, 쵸로마츠는 별로 궁금해하지는 않았다.

 

앞뒤로 격렬히 움직이는 고개를 따라 휘청휘청거리는 몸으로 손을 뻗었다. 어깨에 손이 닿는다 싶었는데,

 

 

"…아."

 

 

팟― 팍― 날아오는 공격을 무심결에 쳐냈다. 쳐들어오는 가느다란 팔과 그것을 막아내는 날쌘 손이 몇번 부딪히고, 마피아는 마피아였는지, 점차 잡혀가는 시야를 보며 쵸로마츠는 생각했다. 역시, 나처럼 반사적이었구나.

 

힘을 주고 밀어붙이던 팔을 거두고서, 여전히 느리게 깜박거리는 눈은 변함없이 무거워보였다. 메이에게서 몸을 일으킨 쵸로마츠는 멋쩍게 덧붙였다.

 

 

"덮치려거나 한 게 아니라, 편히 자라고 눕혀주려던 목적이었으니까."

 

"…누가 뭐래."

 

"오해할까봐. 말하지만 난 빨간 놈과 달라."

 

"핵심이 거기야?"

 

 

보스 취급이 굉장하네에―, 말투를 늘어뜨리며 꼴까닥 뒤로 넘어가는 머리를 다급히 받쳐들었다. 후둑 떨어지는 약 따위는 당연히 받을 수 있을 리가 없었고, 쵸로마츠는 의식을 놓아버린 채 곯아떨어진 품 안의 여자를 바라보았다. …아니, 나도 접촉은 최대한 하지 않으려 했다고? 그렇다고 픽 쓰러지는 몸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 애초에 그런 거, 반사신경이란 걸 갖게 된 순간 보고도 지나치는 게 더 무리라고? 머릿속에서, 그러라고 기른 반사신경 따위가 아니잖아―! 오소마츠가 떼를 쓰는 미래가 그려졌다.

 

조심히 머리를 베개에 누이고 이불을 끌어올렸다. 망설이다 앞머리를 걷고 이마에 손을 가져다대보니, 열은 떨어진 것 같았다. 흐음, 괜찮으려나. 주섬주섬 바닥에 흩어진 약을 주워들고 쵸로마츠는 방문을 닫았다.

 

다시 이치마츠에게로 향한 쵸로마츠는 문을 똑똑똑, 두드렸다.

 

형제들은 개인의 작업실로 쓰고 있는 서재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침실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마츠노 가의 의료를 담당하는 이치마츠에게는 마츠노 가의 사람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치료를 받고 진찰을 받을 수 있는 의료실의 공간이 하나 더 있었다. 그 중에서도 서재의 공간을, 이치마츠는 주로 연구실로 사용했다. 의료실이나 침실이 아닌 연구실에 있을 때의 이치마츠는 주로 실험이나, 연구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절대로 허락없이 함부로 들어가지 않았다. 막무가내 세계챔피언, 오소마츠조차도.

 

응, 짤막한 목소리를 놓치지 않고 쵸로마츠는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고 드러난 공간의 바로 앞에 대뜸 보이는 건 이치마츠의 얼굴이라서, 쵸로마츠는 우왁, 하고 낮은 비명을 뱉었다. 벌컥이라도 문을 열었으면 어쩔 뻔했냐고 따져드는 쵸로마츠에게, 무식한 고릴라도 아니고 쵸로마츠 형이 그럴 리가 없잖아, 이치마츠는 그렇게 말했다. 무식한 고릴라가 누굴 비유하는지 알고 있는 쵸로마츠는 어느새 마츠노 가 공식 고릴라가 되어있는 기적의 고릴라 차남을 애도했다.

 

이치마츠는 쵸로마츠를 따라 연구실을 빠져나오고는 제 침실로 향했다.

 

 

"에, 왜 방으로?"

 

"…실험, 독극물 관련이니까. 아무래도."

 

 

독에 내성이 없는 일반인이라면, 이치마츠가 작게 내뱉는 걱정에 쵸로마츠는 옅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피아라는 것부터가 일반인은 아니지만, 독이나 약과 관련된 분야에서는 이야기가 틀리다. 일찍이 의학에 눈을 떠 훈련을 받고 공부를 하면서도 데카판에게서 틈틈이 독과 약에 대해서도 배워온 이치마츠는 남들 몰래 독과 약물을 제 몸에 투여했다. 실험체로써, 라는 너무나도 단순하고 위험한 방식에 형제들은 그만하라며 그를 말렸지만 그때는 이미, 이치마츠가 제 몸을 실험체로써 사용하고 여러 독과 약에 내성이 생겨버린 후였다. 응, 뭔가를 연구하던 중 쓰러져 데카판에게 실려가 우리는 데카판에게서 전말을 들었으니 이미 늦은 후였지.

 

결과적으로 이치마츠는 제 몸을 실험체로써 쓰는 행위는 관두게 됐다. 엄밀히 말하면, 인체에 적용이 필요한 연구 자체는 데카판과 하타보 쪽으로 넘어가게 된 것이지만, 어쨌든. 대신 직접 사용하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원하는 연구나 실험은 가능하다, 그게, 이제는 지켜야만 하는 마츠노 가의 보스와 그 형제들의 약속이었다.

 

학습과 호기심이라는 명목 하에 스스로 위험에 빠뜨렸던 제 몸은 신경쓰지 않으면서 익숙하지 않을 형제들이 그것에 조금이라도 위험해질까 걱정하는 이치마츠를 보고 쵸로마츠는 속으로 카라마츠에게 말했다. 맞아, 카라마츠, 이 녀석은 서툴지만 결국 본질은 상냥하네-.

 

 

"응, 그렇구나. 조심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 이치마츠는 상냥하네, 고마워?"

 

"…흥. 그나저나, 무슨 일이야? 그거까지 다시 들고 오고."

 

 

그 아이한테 먹이지 않았어? 그 약. 조금 전에 들고간 약을 그대로 다시 가지고 돌아온 쵸로마츠의 손에 들린 작은 봉투를 가리키며 이치마츠가 물었다.

 

 

"금방 잠들어버렸거든. 먹으라고 말할 새도 없었어."

 

"먹고 자는 것밖에 하루 일과가 없다니, 니트같네."

 

"본인 입으로도 사육, 이라고 하더라."

 

"히힛, 이쪽 일이 아니었다면 우리의 또다른 미래이기도 했겠지. 그럴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아니아니, 일반인이었다면 평범히 구직활동도 하고 일도 했을 테니까?"

 

"오소마츠 형은 절대 반대했을 것 같은데."

 

"그 쓰레기라면. 하아―, 오늘도 그 인간이 돌아오면 시끄러울 일이 많은데―."

 

"그 인간은 늘 시끄럽잖아."

 

"그 아이가 관련되면 더 시끄러워져."

 

 

메이가 울었다는 것은 어찌되었든 본인의 문제로 인한 것이겠지만, 그 상황에 같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오소마츠는 길길이 날뛸 일이다. 또, 메이에게 얼떨결에 손을 대버렸던 카라마츠 대신 자신에게 부탁을 한 것일 텐데, 또 어쩌다보니 쵸로마츠도 메이에게 손을 대버렸으니, 이것도 오소마츠가 알게 된다면 쵸로마츠도 카라마츠와 같은 신세가 될 일이었다. 뭐가 됐든 상관은 없지만, 그 망할 생떼가 짜증나.

 

장남에게 비밀이 생겨버렸네- 쵸로마츠는 그것만이 카라마츠와 자신이 살 길이라고 생각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럼 주사로 놔야겠네. 의료실, 같이 갈 거?"

 

"에? 아, 주사는 필요없을 것 같아. 열 떨어졌어."

 

"그래?"

 

"이치마츠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알긴 아니까."

 

 

쵸로마츠가 어깨를 으쓱거리자, 이치마츠는 고개를 끄덕였다. 함께 의학공부를 시작했고, 쵸로마츠는 재무나 관리에도 손을 뻗으며 점차 의학 쪽에서 손을 떼버렸다. 전문자격이 있는 이치마츠만큼은 아니지만, 쵸로마츠에게도 어느 정도의 관련 지식이 있는 것을 인정하고 이치마츠는 몸을 돌렸다.

 

 

"어디 가?"

 

"휴식."

 

"고양이?"

 

"응."

 

"아까 말이야. 메이가 처음으로 오소마츠 형 방에서 나왔어. 고양이 정원에 갔다왔대."

 

"…에."

 

"카라마츠 말로는, 고양이들도 잘 따랐고, 메이도 예뻐해줬대. 어릴 때 고양이를 키웠으려나, 하던데?"

 

"…헤에―."

 

"…왜 그런 눈으로 봐?"

 

"쵸로마츠 형. 끝까지 그 아이에 대해서는 벽을 치더니, 부르는 호칭이 바뀌었네."

 

"에? …앗."

 

 

이치마츠의 지적에 쵸로마츠는 조금 얼굴을 붉혔다. 린도, 에서 메이, 로. 호칭의 변화는 의식적이지 못했던 것이라 쵸로마츠는 당황했다.

 

 

"그, 그렇다고 아직 완전히 믿는다는 게 아니니까? 카라마츠는 믿는다니 뭐니, 이상한 소리를 했었던 모양이지만! 오소마츠 형은 말할 필요도 없는 멍청이고! 쥬시마츠들도 이미 넘어가버렸다지만! 아직 완전히 의심의 끈을 놓을 수는 없으니까, 나라도!"

 

"아, 네네―. 랄까, 쿠소마츠는 또 뭘 믿는다고 나불댄 거야."

 

"…그러고보니, 이치마츠 너는 무슨 생각이야?"

 

"헤?"

 

"그 아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어?"

 

 

오소마츠 형이 그 아이를 마츠노 가에 앉혀놓겠다고 벼르고 있는 것이라던가. 쵸로마츠가 친절히 예를 들어주었다.

 

지금이야 어쨌든, 카라마츠도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토도마츠는 호기심을 가졌고, 쥬시마츠는 이미 친구라며 한껏 들떠있고. 오소마츠는… 어쨌든 쵸로마츠 본인도 절반 정도는 마음의 벽을 허물었다고 치더라도, 이치마츠는 이 건에 대해 아무런 의견도 낸 적이 없다.

 

 

"헤에―? 나같은 놈의 의견 따위가 뭐가 중요하다고,"

 

"너는 그 아이의 주치의이기도 하잖아. 뭔가, 우리보다 더 구체적으로 알 기회도 있을 거고. 상처의 원인이라던가, 심리적인 것이라던가. 이치마츠는 그 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 생각하냐니…,"

 

 

별로 아무런 생각도 없는데. 그렇게 대답하려던 이치마츠는 무심코 입을 다물었다.

 

치료도 받지 않은 듯 엉망으로 아문 것도 모자라 그것을 헤집는 듯 덧씌워진 상처들. 불에 데이고 무언가에 맞은 듯 너덜너덜한 피부. 분명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것들은 아니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연민을 가지고 동정을 하기에는 이치마츠가 마피아의 조직원으로서 마주했던 환자들이 더 심각했다.

 

신문이 아닌 오로지 치료로써, 썩어가는 다리를 잘라본 적도 있고, 절단된 손가락을 다시 붙인 적도 있다. 드물게 현장으로 직접 나갈 때는, 언제 총알이 쏟아질지 모르는 열악한 환경에서, 마취약이 없어 온전한 정신을 가진 조직원의 피부에 바늘을 찔러넣은 적도 있다. 그런 그에게 있어 확실히, 메이의 상처는 그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심한 정도에 미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약을 먹지 않았다는 말에 대신할 주사부터 찾게 되는 이유는, 그녀가 형제가 사랑하는 여자이기 때문에. 형제가 소중히 여기고 싶어하는 친구이기 때문에. 형제가 궁금해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렇게 당신마저, 서서히 녹아들게 만들기 때문에.

 

그건 벌써 아무런 생각도 없는 게 아니잖아? 마음속 본심의 소리에 이치마츠는 귀를 기울였다. 응, 쵸로마츠 형은 쿠소마츠가 아니고, 굳이 솔직해지지 않을 이유가 없네.

 

 

"나쁘지 않아."

 

"그래?"

 

"쥬시마츠는 이미 친구라고 만날 날만 고대하고 있고, 토도마츠도 부정적인 의견은 아닌 것 같고. 무엇보다, 오소마츠 형이 사랑하는 여자잖아. 쵸로마츠 형도, 이제 보니 그렇게 바득바득 반대하는 것 같지도 않고."

 

"아직, 이니까?! 계속 말하지만 난 아직, 이라고!? 랄까 카라마츠는 포함되지도 않는 거야?"

 

"하? 카라마츠가 누구?"

 

 

카라마츠… 힘내…. 동생에게 존재를 부정당한 카라마츠에게 연민의 텔레파시를 보내며 쵸로마츠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소마츠 형이 새로운 수면제를 부탁했다며?"

 

"응. 거의 다 됐어."

 

"양은 최소한으로 해줘. 오늘부터는 약을 최대한 줄여봐야겠어. 내성이 생기는 것도 좋지 않고, 이렇게, 안 맞는 성분으로 쓰러지는 것도 몸에는 무리가 갈 테니까."

 

"…아직, 이라며?"

 

 

이치마츠의 말을 무시하고 쵸로마츠는 들고 온 약을 처리해달라며 그에게 떠밀고는 자리를 벗어났다.

 

저녁, 오소마츠가 쥬시마츠와 함께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쵸로마츠는 마시던 차를 내려놓았다. 시간이 됐다. 5, 4, 3, 2, 1…

 

쾅 ― !

 

 

"쵸로마츠! 이거 뭐야!"

 

 

문짝을 부술 듯이 열고 들어온 오소마츠는 성큼성큼 걸어와 쵸로마츠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 손에 잡힌 손수건과 선글라스는 무척이나 익숙한 것이어서 쵸로마츠는 올 게 왔군, 한심한 눈으로 오소마츠를 바라보았다.

 

 

"대체 어떻게 해야 문을 여는데 그런 소리가 나는 거야? 쥬시마츠처럼 몸으로 들이받는 거야? 내가 입에 차라도 머금고 있었으면 어쩔 뻔했어?"

 

"이거 뭐냐니까!"

 

"눈 없니? 손수건이랑 선글라스잖아."

 

"파랗잖아! 쿠소스럽잖아! 왜 카라마츠의 물건들을 메이가 가지고 있는 거야!"

 

"가지고 있었어? 협탁에 그냥 올려뒀을 텐데?"

 

"뭐야아―! 어쨌든 메이가 가지고 있었던 거 맞잖아아―!"

 

"시끄러."

 

"그 고릴라 말고 쵸로쨩이 신경써달라고 부탁했잖아아―! 어째서!?"

 

"시끄럽다고! 네놈이 내 스마트폰에 카레를 처먹인 덕분에 카라마츠가 가운데에서 얼마나 뛰어다녔는지 알아! 죽도 만들고! 메이도 위로해주고! 이치마츠와 토도마츠의 식사까지 책임져주고!"

 

"에? 위로?"

 

 

아차. 쵸로마츠는 흥분해 솔직해져버린 제 입을 원망했다. 눈을 깜박이는 오소마츠는 책상을 내리쳤다. 아, 위험해―. 성가셔―!

 

 

"죽은 아주 기특하지만! 위로는 뭐야! 무슨 위로! 어떤 위로?!"

 

"…메이가 오소마츠 형 방에서 나왔었어."

 

"에에―? 진짜로?"

 

"고양이 정원에 갔다가 울고 있는 걸 메이의 식사를 준비하던 카라마츠가 발견한 거야. 그 녀석, 사실은 상냥한 녀석이니까, 나름대로 위로를 해줬나봐."

 

"울어? 왜?"

 

"그건 네가 알아봐야지. 카라마츠는 메이가 마음에 들었는지, 오소마츠 형 방으로 돌려보낸 다음에 나에게 와서 부탁했어. 이치마츠와 토도마츠의 식사는 자기가 책임질테니, 메이와 함께 식사해달라고. 혼자 먹게 하는 게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야."

 

 

뭐어―, 내가 갔을 때는 메이가 카라마츠의 선글라스를 카라마츠처럼 여기에 걸고 있었어, 쵸로마츠가 제 목 주위를 가리켰다. 쿠소병이 옮아! 광분하는 오소마츠의 머리를 쵸로마츠가 내리쳤다.

 

 

"그럼 쵸로마츠도 알아버렸구나아―."

 

"뭘?"

 

"그 아이, 좋은 사람이란 거."

 

"…벌써 몇 번째인지도 모를 정도로 말하지만, 나는 아직, 이니까."

 

"타핫―! 난 그 녀석의 내면을 너희가 알아챌 줄 알았다니까?"

 

"나는 아직, 이라고!"

 

"상처가 많아서 그렇지, 사실은 평범해! 입도 험하고, 손도 맵고, 추위도 잘 타고, 고집도 세지만!"

 

"그게 평범히 좋은 점인 거야?"

 

"하지만 눈치도 빠르고, 얼굴에 다 드러나고, 강하고, 상냥해."

 

"대체 어디가 상냥해?"

 

"예를 들면 말이지이―? 잘 때 이렇게, 손을 잡아주잖아? 그럼 자는 중에도 같이 손을 힘줘서 잡아와. 살짝 웃으면서."

 

"내 손으로 재연하지마. 랄까, 그게 상냥이랑 무슨 상관인 거야."

 

 

쵸로마츠의 손을 잡으며 이히히―, 오소마츠가 웃었다. 손을 홱 빼가며 쵸로마츠는 투덜거렸다. 하지만 오소마츠는 어린 아이처럼 웃고 있었다. 그 웃음을 보고 더는 뭐라할 수 없던 쵸로마츠는 손을 뻗었다.

 

 

"줘. 내가 카라마츠에게 전해줄게."

 

"응? 아냐아냐―. 내 아내가 신세를 졌으니 남편이 대신 가줘야지."

 

"누가 네 아내야. 네놈 머릿속에서는 대체 진도가 어디까지 나간 거야."

 

"러브러브 뿅뿅까지? 아니다, 어쩌면 메이를 닮고 나를 닮은 귀여운 쌍둥이가…"

 

"미친 쓰레기가―! 머릿속으로 성희롱하지 말라고오―!"

 

"미래를 상상하는 건 현재를 살아가는 발판이 된다고!"

 

"하아…. 태클이 부족해… 토도마츠 도와줘…."

 

 

함께 태클을 걸어주는 토도마츠를 애타게 찾았더니 난데없이 벌컥 문이 열렸다.

 

 

"우옷―! 카라마츠!"

 

"오소마츠!"

 

"마침 잘 왔어, 한참 고릴라 얘기 중이었는데! 너 이런 쿠소물건을 내 여자에게 들이밀지 말라고!"

 

"우린 네놈의 쿠소력에 대해 얘기 중이었잖아!"

 

"기다리고 있었다, 오소마츠! 그건 내가 레이디에게 베푼 성의다! 마이 나이스 하-트를 매도하지 마라!"

 

"네 레이디가 아니라 내 아내야!"

 

"아내가 아니라고! 이 파렴치한!"

 

"그건 그렇고 왜 자꾸 나를 고릴라라고 부르는 건가!?"

 

"고릴라를 고릴라라고 하지 뭐라고 해?"

 

"어쩐지 메이도 나를 슈퍼 고릴라라고 부르는 듯 했더니, 전부 형님 탓이지?!"

 

"우핫! 슈퍼 고릴라! 아하하하! 슈퍼 고릴라래 쵸로쨩! 으캭캭!"

 

"괴상하게 웃지 마라 오소마츠!"

 

"아―. 카라마츠, 참고로 오소마츠 형도 고릴라니까? 메이가 정해줬대. 오소마츠 형은 고릴라, 너는 슈퍼 고릴라. 풋― 고릴라 형제네."

 

"기분 나빠!"

 

"기분 나쁘다!"

 

 

오오, 동시에 말했어, 고릴라 형제. 쵸로마츠가 웃음을 터뜨리자, 오소마츠와 카라마츠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왜 형님이 기분 나빠하는 건가!?"

 

"너 말이야아―? 옷 입고 구두 신는다고 고릴라가 사람이 될 순 없다고?"

 

"그러는 형님도 고릴라이지 않나!"

 

"하! 하늘같은 장남 님에게 고릴라라니?!"

 

"메이가 정해준 애칭이다. 거부하는 건가?"

 

"아니아니, 슈퍼 고릴라라는 것도 메이가 한 말이니까. …어라, 그럼 고릴라보단 슈퍼 고릴라가 더 높은 건가? 그럼― 고릴라 계급으로는 카라마츠가 형이야?"

 

 

쵸로마츠의 중얼거림에 카라마츠의 눈이 번뜩였다. 큭큭, 카라마츠의 웃음에 오소마츠가 분하다는 듯 이를 갈았다.

 

 

"…메이가 정해준 계급이다. 과―연 슈퍼 고릴라! 오소마츠같은 일반적인 고릴라와는 차원이 다르지!"

 

"이이…! 메이의 남자는 나야! 내 여자에게 남편보다 더 높은 남자가 있을 리 없잖아?! 그러니까 슈퍼 고릴라는 나야!"

 

"미친 놈이냐!"

 

"훗! 본인의 수준을 파악하는 것도 남자의 용기다! 오소마츠는 나보다 파워도 낮지 않나?"

 

"힘이 세다고 다 최강인 게 아니니까!? 넌 싸우면서 생각할 줄을 모르잖아! 이 텅텅마츠!"

 

"둘 다 그만해! 멍청이들아!"

 

"이―이런, 오소마츠! 결투다!"

 

"감히 이 빅 카리스마 레전드 인간국보 장남 님에게 도전을 해?! 오냐, 받아주마!"

 

"슈퍼 고릴라에게 지고 나서 울지나 마라, 형님. 메이가 놀릴 거다."

 

"슈퍼 고릴라는 나니까?! 랄까 넌 날 이길 수 없어, 카라마츠! 넌 텅텅 비었으니까!"

 

"이 미친 새끼들아! 사람 말 좀 들어어―!"

 

 

전에 없이 유치한 마츠노 가의 장남과 차남의 전쟁은, 마츠노 가의 조직원들이 2만에서부터 많으면 5만까지 돈을 걸어대는 난투극으로 번지기 직전, 쵸로마츠에게 지원요청을 받은 메이가 자다 깬 예민한 상태로 총을 빼들어서야 멈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