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おそ松さん 2F/[마피아마츠] 마피아의 지도

[마피아마츠/오소마츠상 소설/마피아마츠 소설(おそ松さん Novel )] 9. 여자와 쵸로마츠

※ 세계관을 포함해 충분히 다른 설정.

※ Just Fiction.

 

# 오소마츠상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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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라마츠

# 쵸로마츠

# 마피아AU

 

 

마피아의 지도 9

 

 

 

 

"쵸로마츠."

 

"아, 카라마츠. 서류는 다 끝냈어? 미안- 빨리 처리해야하는 서류들이 좀 밀려있어서."

 

"아아, 아니, 괜찮아. 오소마츠가 미뤄버린 탓이지. 앞으로 조금이니까 걱정하지 마라, 한 시간 안에는 끝낼 수 있어."

 

"살았다―. 고마워. 하여간 이 망할 장남, 오면 똥꼬털을 뜯어주겠어."

 

 

Oh… 정찰담당을 바꾼 것만이 다가 아니었나보군, 명복을 빈다 형님. 카라마츠는 속으로 몰래 기도했다.

 

 

"아. 말할 것이 있어 왔는데, 잠시 시간이 되는가?"

 

"말할 거? 응, 괜찮아. 슬슬 점심이라던가, 쉬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잘됐군. 음, 일단 가벼운 것부터 시작하자면, 미안하다. 쵸로마츠가 선물해준 펜을 실수로 부숴버렸다."

 

"…어떻게 실수해야 펜이 부숴져?"

 

"글자를 쓰다가 나도 모르게 화가 나서 바삭, 하고…"

 

"글자를 쓰는데 화가 갑자기 왜 나?"

 

"…오소마츠가 보낸 문자를 보고 다짐했다. 오늘은 적어도 한 대는 때려야겠다고."

 

"역시 자리에 없어도 쓰레기는 쓰레기구나. 좋아, 나도 도울게, 카라마츠."

 

"아아, 고맙군."

 

"그게 가벼운 거? 무거운 것도 있어?"

 

"지금 전달할 게 무거운 건데…. 오소마츠가 쵸로마츠에게 부탁을 전달해달라고 했다."

 

"무슨 부탁이길래 카라마츠한테 전달해? 나한테 직접 하지 않고… 아."

 

"쵸로마츠의 스마트폰은 아침에 오소마츠가 카레에 처박아버렸으니까 말이야. 이치마츠는 실험으로 바쁠 테고, 토도마츠는 쵸로마츠의 스마트폰을 고치느라 정신이 없을 테니 연락했다간 좋은 소리 못 듣겠지."

 

"과연, 조금이라도 몸을 사리겠다는 쓰레기 정신."

 

"훗, 나를 얕봤다고, 오소마츠. 얘기하다 보니 화가 또 나는군, 한 대로는 부족하겠어."

 

"좋아, 나도 도울게, 카라마츠."

 

"아아, 고맙군."

 

 

아. 그래서 무겁게 전달할 부탁이 뭐라고? 자꾸 오소마츠의 욕으로 이야기가 새는 것을 느끼고 쵸로마츠가 다시 물었다.

 

 

"아. 메이의 식사와 약을 좀 챙겨줬으면 한다더군."

 

"에, 그런 거라면 왜 카라마츠한테 전달하지 않고? 번거롭게 거쳐서까지 굳이 나한테 왜?"

 

"…지난번의 일을 아직도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것 같다. 쪼잔해서 세 대는 때려야겠군."

 

"좋아, 나도 도울게, 카라마츠, 랄까… 그런 거라면 뭐."

 

"죽은 키친에 준비해뒀다. 쟁반 채로 가지고 올라가면 돼."

 

"죽? 죽도 끓였어?"

 

"아아, 오소마츠의 부탁이기도 했고."

 

 

했고? 쵸로마츠가 뒷말을 기다리며 고개를 기웃거렸지만 카라마츠는 더이상 이야기하지 않았다. 대신 다른 부탁을 했다.

 

 

"그리고 이건 내 개인적인 부탁이다만,"

 

"오늘따라 번거롭네, 이 사람들. 뭔데?"

 

"미안하다. 그…, 나는 이치마츠와 토도마츠에게 식사를 챙겨주러 가볼테니, 메이의 식사를 챙겨주면서 쵸로마츠도 함께 식사해주지 않겠나?"

 

"…에?"

 

"둘이."

 

 

메이가 밥을 혼자 먹지 않기를 바라는 카라마츠의 심정을 헤아렸지만 이해하지는 못하고 쵸로마츠는 눈을 깜박였다. 아, 이해하지 못할 줄 알았지. 카라마츠는 조금 거칠게 뒷머리를 긁적였다.

 

 

"…사실, 방금 메이와 대화를 하고 오는 길이다."

 

"대화? 오소마츠 형 방에서?"

 

"아니, 정원에 있더군."

 

"에? 정원? 나간 거야? …설마 도망이라던가, 탈출?"

 

"아니아니, 도망이라던가 탈출은 아니었다. 이치마츠와 쥬시마츠의 고양이들을 보러 갔더군. 그리고…"

 

 

카라마츠는 그 곳에서 보았던 것들과 메이와 이야기했던 것들을 전부 쵸로마츠에게 털어놓았다. 진지하게 끄덕거리며 그 이야기를 듣던 쵸로마츠는 그게 메이가 혼자서 밥을 먹는 것과 무슨 상관일까, 잠시 생각했지만 곧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쥬시마츠가 그랬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슬픈 이야기가 있을 거라고. 응, 그 말에 동의한다. 그 아이는 이치마츠와 닮았다. 서투르고, 거친 표현을 함으로써 속마음을 감추는 거지. 사실은 상냥할지도 몰라. 당장이라도 공격할 수 있었지만, 그 아이가 그러지 않았던 건 품에 안겨 자고있는 아기고양이 때문이었다. 게다가 쉬지 않고 주변의 고양이들을 쓰다듬고 있었어."

 

 

이 녀석, 쥬시마츠와 토도마츠 다음으로 마음을 뺏겼구나. 쵸로마츠는 착잡한 심정을 숨기고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게."

 

"괜찮은가? 이치마츠는 왔다갔다하기 힘들 테니, 뭣하면 토도마츠라도 같이,"

 

"아니, 됐어. 괜찮아. 오소마츠 형이 너무 감싸서 지금까지 못했지만, 정말 이 곳에 있어도 괜찮을지 직접 얘기해보고 싶기도 하고. 네가 그렇게까지 말하니까 확인도 하고 싶고."

 

"아, 아아. 너무 심하게는 하지 마라, 브라더. 아무래도 일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아직 환자이고,"

 

"나를 뭘로 보는 거야. 그 정도는 안다고. 랄까 신문이라도 하러 가는 것처럼 말하지 말아줄래?"

 

 

카라마츠의 도움으로 제 몫의 식사까지 챙겨 오소마츠의 방으로 향한 쵸로마츠는, 아무리 카라마츠는 그렇게 말했어도 설마 바깥으로까지 나갔으면서 아직 이 방에 스스로 그대로 있을까, 하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손잡이가 돌아가고 문이 열렸다. 문이 열리자마자 정면에 보이는 커다란 테라스의 앞 침대에, 멀뚱히 앉아 열린 테라스 난간 너머 자연을 바라보는 뒷모습이 바람을 타고 시야로 들이닥쳤다.

 

머리카락이 살랑거리나 싶더니, 천천히 뒤를 돌아본 눈동자에 오롯이 쵸로마츠가 담겼다.

 

많이 울었다더니, 정말 눈 주변이 빨갛고 눈두덩이가 조금 부어있었다. 어라, 이거, 오소마츠 형이 돌아오면 조금 시끄러워질지도. 속으로 습관처럼 한숨을 내쉬며 쵸로마츠는 문을 닫고 테이블로 향했다.

 

제 움직임을 따라 돌아가는 시선을 애써 무시하던 쵸로마츠는 테이블의 앞에서 메이를 돌아보며 말했다.

 

 

"식사 시간이야."

 

 

그렇게 말해온 쵸로마츠를 눈으로 훑으며 메이는 순순히 몸을 일으켰다. 별다른 말 없이 자리에 앉는 메이를 보고 쵸로마츠는 조금 의외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앞에 내려지는 두 개의 쟁반을 보고 메이는 잠시 그것들을 내려다보다 시선을 고정시킨 채 말했다.

 

 

"아무리 사육이라고 해도, 혼자서 두 명 분은 무리인데."

 

 

눈동자는 아래로 내리꽂은 상태로 이야기했는데, 털썩, 앞에서 소파에 무언가 착지하는 소리가 들렸다.

 

검은 자켓을 벗자 초록빛의 셔츠가 완전히 드러났다. 그 셔츠만큼이나 인상적인 세모 형태의 입은 고개가 기울어지자 따라 옆으로 조금 돌아가 열렸다.

 

메이의 건너편에 앉은 쵸로마츠가 덤덤하게 말하며 젓가락을 들었다.

 

 

"이건 내 거야. 넌 죽 먹어. 환자니까."

 

 

…잠깐, 창피했을지도. 메이는 무뚝뚝하게 해버린 착각에 조금 부끄러워서 티내지 않으려 애쓰며 손을 움직였다.

 

달각― 달가닥― 그릇에 젓가락이 부딪히는 소리만 짧고 경쾌하게 여러 번 울렸다. 아무런 말 없이 꾸역꾸역, 하지만 천천히 죽을 입으로 넘기는 모습을 훔쳐보며 쵸로마츠는 집중되지 않는 식사를 계속했다.

 

 

"저기,"

 

 

먼저 정적을 깨부순 건 메이였다. 작은 부름에 쵸로마츠는 고개를 들었다. 마주치지 않는 시선은 여전히 그릇을 향해 있었다.

 

 

"파란 셔츠를 입은 사람은, 차남이야, 오남이야."

 

 

끝이 내려간 의문에 쵸로마츠는 생각했다. 확인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살아있는 지도라며? 현세의 모든 마피아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다며? 그런데 모르는 건가? 모르는 척 하는 건가?

 

메이가 마츠노 가의 여섯쌍둥이에 대해 알고 있다고는 해도, 그것은 이쪽 세계에 대해서 조금만 조사하면 알 수 있을 내용이었다. 하지만 왜 하필 가리킨 사람이 차남과 오남이지? 무거운 눈꺼풀이 여러 번 닫히는 것을 보면서도, 쵸로마츠는 메이의 속마음을 알아낼 수 없었다.

 

 

"오남이야."

 

 

쵸로마츠는 도박을 하기로 했다. 운에 맡기는 게임같은 것 따위, 장남의 취향이지 제 취향은 절대 아니었지만, 결국 네 힘은 필요없다, 그렇게 마무리지어버린 보스의 결론이 확실한지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쵸로마츠는 도박을 했다.

 

조용한 식사 자리가 어쩐지 살얼음판처럼 긴장되어버려서, 쵸로마츠는 입 안에 음식물이 없는데도 무언가를 꿀꺽 삼켰다.

 

 

"그래."

 

"그런 건 왜 묻지?"

 

"엄청난 슈퍼 고릴라던데. 당신네 보스가 왜 차남과 오남이 자기보다 더 강하다고 했던 건지 알겠어."

 

"…슈퍼 고릴라?"

 

"내가 그랬거든, 빨간 녀석한테. 힘이 너무 세니까 고릴라라고. 근데 그 녀석이 차남과 오남에 비하면 자기는 얌전한 거라고 했어. 응, 맞더라."

 

 

…오소마츠, 또 너였냐. 불쑥 등장한 이름에 도박이 소용없어져서 쵸로마츠는 눈을 질끈 감고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정정했다.

 

 

"아. 그 쪽이라면 아마 차남일 거야. 마츠노 가에서 가장 힘이 강한 녀석은 차남, 마츠노 카라마츠."

 

"…그럼 오남은?"

 

"그 녀석도 강하지. 힘에서도, 다른 의미에서도."

 

 

쥬시마츠의 이름을 언급하려다 쥬시마츠와 그녀의 관계를 깨닫고 말을 얼버무리며 쵸로마츠는 메이를 바라보았다. 역시 시선은 주지 않은 채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정리하는 손목에서 스륵 소매가 흘러내렸다. 슬쩍 하얀 붕대가 보였다.

 

 

"그러고보니 우리의 보스가 실례를 끼쳤다고 하던데."

 

"당신네 보스는 늘 실례를 끼쳐."

 

"…그건 유감이야, 우리에게도 별다르진 않아."

 

"나도 유감이네, 형제로서 꽤나 힘들겠어."

 

"알아주니 감읍할 따름이야."

 

 

달각― 달가닥― 그릇에 젓가락이 부딪히는 소리만 짧고 경쾌하게 여러 번 울렸다. 또다시 아무런 말 없이 꾸역꾸역, 하지만 천천히 죽을 입으로 넘기는 모습을 훔쳐보며 쵸로마츠는 집중되지 않는 식사를 계속했다.

 

 

"그래도 말이야. 엄연히 한 조직의 보스인데, 자꾸 뺨에 손자국내면 곤란해."

 

 

악의를 담진 않았다. 어느 쪽이냐 하면, 오히려 뜬금이나 도발에 가까웠다. 그제서야 고개를 들고 메이는 쵸로마츠를 바라보았다.

 

이제야 똑바로 보네. 쵸로마츠는 그렇게 생각하며 들고 있던 그릇을 조금 내려놓았다.

 

 

"…손이 올라갈만한 짓을 하니까."

 

"뭘 했는데?"

 

"…알면서 왜 물어보는 거야."

 

"뭘 알아?"

 

"들었을 거 아니야."

 

"그러니까 뭘?"

 

 

뭘? 뭘? 모르쇠로 일관하는 쵸로마츠를 보던 눈이 점점 날카로워졌다. 어쩐지 얼굴도 조금 상기된 것 같아서, 쵸로마츠는 조금 웃으려던 것을 꾹 참았다.

 

 

"…평범하게 약만 먹게 해도 뺨을 날리거나 하진 않으니까."

 

 

결국 뺨을 때린 결정적 행위에 대해서는 정확히 말하지 않은 채로 메이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들고 있던 그릇 안에 담긴 죽이 뭐라도 되는 것처럼 푹푹 찔러대는데, 쵸로마츠는 그녀가 그것에 무엇을 대입하고 있는지 새삼 알 것 같았다. 아, 오소마츠 형, 오늘은 저녁으로 형에게 죽을 먹이고 싶은 기분이야.

 

 

"평범하게 먹질 않으니까, 네가."

 

"그렇다고 입으로 옮겨?"

 

"입으로 옮겼어?"

 

"잇…,"

 

 

당했다, 그런 얼굴로 메이는 입 안의 내용물을 씹던 움직임을 멈추었다. 결국 쵸로마츠는 애써 참았던 작은 웃음을 푸흐, 하고 흘려버렸다.

 

 

"웃어…?"

 

"잠깐만. 젓가락은 음식을 먹을 때 쓰는 도구지, 사람을 공격할 때 쓰는 도구가 아니야. 그렇게 잡지 말아줄래?"

 

"뭐가 뭔들 무슨 상관이야, 마피아가. 뭘 지킬 수만 있으면 되지."

 

"그래서 넌 뭘 지켰는데?"

 

"뭐?"

 

"집이란 건 소중히 여겨야하는 곳이지, 무너뜨려야하는 곳이 아닌데. 넌 뭘 지키기 위해서 집을 부쉈어?"

 

 

손에 든 젓가락이 떨어지지 않은 건, 메이가 동요를 숨기기 위해 황급히 빠져가는 손에 다시 힘을 주었기 때문이었다. 올곧게 바라봐오는 쵸로마츠의 시선에 메이는 숨이 막혔다.

 

소중히 여겨야하는 곳? 무너뜨려야하는 곳이 아니라고? 그 기준은 누가 정하는데, 감히 당신의 기준으로 나를 판단하지마.

 

뭘 지키고자 했냐고…, 메이는 입을 다물었다.

 

내가 지키고자 한 것.

 

내가 벗어나고자 한 것.

 

내가, 죽여야만 한 것.

 

생각할 것도 없었다.

 

그 모든 답은 같았다.

 

 

"집."

 

 

그리고 나. 이어진 말에 그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 메이는 굳이 확인하려들지 않았다.

 

결국 난, 두 개 다 반드시 지키지도, 자유롭게 벗어나지도, 완벽히 죽이지도 못했는걸.

 

침묵이 흘렀다. 지금까진 드문드문 찾아온 정적에도 식사는 이어졌었지만, 이젠 다시 무언가를 입에 쑤셔넣을 의욕도 사라져서 메이는 그대로 그릇을 내려놓았다.

 

 

"다 먹어."

 

 

쵸로마츠가 말했다.

 

 

"더 먹으라고는 하지 않을 테니까, 그것만은 다 먹어. 빈 속에 약 먹는 것보단 낫잖아?"

 

 

어째서인지 조금 전보다 누그러진 목소리였다.

 

메이는 이젠 무거워서 깜박거리기도 힘든 눈두덩이를 들춰 시선을 들었다.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식사를 시작하는 쵸로마츠를 보았다.

 

 

"우리 장남의 일에 대해서는 사과할게."

 

"…뭘?"

 

"약 먹이겠답시고 미친 방법을 쓴 거. 키스라던가, 입맞춤이라던가."

 

"…이, 뒷말은 하지 말지?"

 

"뭐? 키스? 입맞춤?"

 

"……."

 

 

메이는 입술을 깨물고 쵸로마츠를 노려보았다. 초록빛의 셔츠로 감싸진 어깨가 들썩였다. 아, 저거 반드시 일부러야.

 

 

"원래 좀 짐승같은 면이 있어, 그 인간이."

 

"알아."

 

"우리도 전부 당하고 살아. 워낙 독불장군에, 막무가내에, 멘탈은 6학년이고, 별명은 기적의 바보가 딱이라니까. 우리도 네가 조금 안됐다고 생각하긴 해, 하필 그런 녀석에게 걸려버리다니."

 

"…당신, 의외로 좋은 사람?"

 

"의외로, 는 뭐야. 난 원래 좋은 사람이라고."

 

 

그걸 자기 입으로 얘기한다고? 메이는 조금 미심쩍은 눈으로 쵸로마츠를 바라보다 마저 그릇을 들었다.

 

 

"뭐… 다른 조직의 간부가 좋은 사람이든 내 알 바는 아니지만."

 

"이제 네 조직은 여기잖아?"

 

"…뭐?"

 

 

쵸로마츠는 깨끗하게 비운 그릇을 내려놓고 잘 먹었습니다, 그렇게 중얼거렸다. 내가 잘못 들었나? 그런 착각이 들 정도로 언제 말을 뱉은 건지 알 수가 없어서 메이는 눈만 깜박거렸다.

 

 

"이제 린도 메이는 마츠노 가의 사람이니까."

 

 

잘못 들은 게 아니었어. 쵸로마츠의 표정은 오히려 메이의 표정이 이해가 안 된다는 듯해서, 메이는 목소리를 꾹꾹 눌러담아 말했다.

 

 

"아직, 들어오겠다고 한 적 없는데."

 

"아직, 이잖아?"

 

"…당신도 웬만큼 독불장군인 것 같은데. 보스 욕할 위치가 아니야."

 

"뭐어―, 우린 모두 형제고. 닮는 건 당연한 거니까?"

 

 

더 안 먹어? 쵸로마츠의 물음에 얼떨결에 남은 한 숟갈을 와앙 입에 물어버린 메이는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빈 그릇들을 차곡차곡 쌓아 쟁반 위에 정리하던 쵸로마츠가 마저 말했다.

 

 

"돌아갈 조직도 없잖아."

 

"……."

 

"네가 직접 무너뜨렸으니까."

 

 

그 말은 공격같기도, 설득같기도 했다. 기분이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닌 묘한 기분에 메이는 어떠한 말도, 행동도 취하지 못하고 몸을 굳혔다.

 

 

"좀 더 빨리 편해질 수 있는 시간을 미루지 말라고."

 

 

그거, 고집이니까? 아, 그럼 너도 우리와 닮은 건가? 독불장군―. 약올리듯 말하고서 쵸로마츠는 문을 향해 걸어갔다.

 

 

"30분 정도 있다가 약 먹을 거야. 바로 눕지 마, 소화 안 되니까."

 

 

저건 잔소리다, 100% 잔소리야.

 

 

"아. 그리고,"

 

"당신 엄마야? 말 존나 많아."

 

"이쪽이야말로 너같은 딸자식 낳은 기억 없으니까!"

 

 

바락 소리치던 쵸로마츠는 한숨을 쉬었다. 어쩌다 형제들에게나 낼 법한 목소리를 저런 여자에게 내고 있는 건지. 쵸로마츠는 설레설레 고개를 젓고서 손가락으로 메이를 가리켰다.

 

정확히는, 메이가 원피스의 넥 부분에 걸쳐놓은 카라마츠의 선글라스를.

 

 

"그거. 이 방의 주인이 돌아와서 보면 기함할 패션이니까, 빼놓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해. 그거 준 사람도, 당신이 아까 어떤 남자의 뺨에 새겨준 자국 새기게 될 지도 모르니까."

 

 

쵸로마츠가 나가고 닫힌 문을 바라보며 메이는 뭐? 뒤늦게 반문했다. 파란 녀석이 달고 있었던 것처럼 가지고 있었던 것 뿐인데.

 

메이는 몸을 일으켰다. 힘없이 침대로 향한 몸은 생각없이 뒤로 벌러덩 넘어갔다 스프링처럼 다시 팔딱 튀어올랐다.

 

…약은, 편한 속에 먹어야 하니까. 솔직히 이젠 나도 몸 상태에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거든.

 

메이는 한쪽 벽에 걸린 시계를 쳐다보았다.

 

30분. 30분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