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おそ松さん 2F/[유메마츠] 카라마츠 사변 후 카라마츠 Girl

[오소마츠상 소설(おそ松さん Novel )/유메마츠] 카라마츠 사변 후 카라마츠 Girl 2

※ Just 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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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츠 사변 후 카라마츠 Girl 2

 

 

 

 

"오랜 친구가 있었다스. 그 사람도 연구하고 발명하는 사람이었는데, 딸이 하나 있었다스. 나와 친분이 있었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딸도 자주 왔었다스."

 

"그 딸이 그 여자애야?"

 

"그렇다스."

 

"그 사람은 어디있는데? 어디 사는데?"

 

"죽었다스. 마츠 군들과 그 아이가 고교생일 때."

 

 

형제들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

 

 

"그 아이는 마츠 군들과 같은 나이다스. 지금은 아빠가 했던 연구소를 맡아서 운영하고 있다스. 카라마츠 군이 전에 어떤 약을 구하러 여기 온 적이 있었는데 그 아이가 마침 연구소에 놀러와있었다스. 하필 없던 약이라 그 아이에게 부탁을 했고 그때 클라이언트로 처음 만난 거라고 들었다스. 그 후에 몇번 더 둘이 여기서 만나더니, 언젠가 진지하게 교제하고 있다고 카라마츠 군이 말했다스."

 

"그게 언젠데? 얼마나 만난 건데?!"

 

"언젠지는 기억이 잘 안나지만… 적어도 1년은 만났다고 했었던 것 같다스."

 

"1년…. 말도 안 돼,"

 

 

데카판의 말에 토도마츠가 망연자실한 얼굴로 머리를 부여잡았다.

 

 

"그, 그럼 그동안 카라마츠 Girl인지 뭐시기를 만난다고 다리에 나갔던 건 뭔데?! 그 옷으로 데이트는 못 했을 거 아니야!?"

 

"토도마츠."

 

 

쵸로마츠가 토도마츠를 부르자, 토도마츠는 끙 못마땅한 얼굴로 입을 다물었다. 카라마츠가 여자친구를 얼마나 사귀었고,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 여자애, 어디로 가야 만날 수 있어?"

 

"호에…. 나도 연구소가 어디에 있는지는 모른다스."

 

"뭐? 왜! 그 애의 아빠랑도 친했다며! 그 애랑도 친하고, 그래서 그 애도 연구소에 자주 놀러온다며!"

 

"그 아이는 주로 클라이언트의 의뢰를 받아서 약을 만든다스. 클라이언트는 작은 범위에서는 일반 사람, 큰 범위에서는 유명한 사람까지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연구내용이나 연구소의 위치에 대해서는 보안이 매우 높다스. 그러니 나도 모르는 게 당연하다스…. 그래서 그쪽에서만 오고 가는 거다스."

 

"그럼, 박사가 부르면 되잖아?"

 

 

토도마츠의 악다구니 비슷한 반발에 데카판이 손까지 휘저으며 부정했다. 그런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 오소마츠가 말했다. 뭐가 문제냐는 듯, 대수롭지 않아하는 목소리였지만 데카판의 당혹스러워하는 듯한 얼굴은 풀어질 줄 몰랐다. 그런 그의 표정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짐작한 쵸로마츠가 대신 말했다.

 

 

"카라마츠랑 그 애가 여기서 만났다는 건, 박사와 우리가 아는 사이라는 걸 알고 있다는 뜻이잖아."

 

"…확실히."

 

 

집을 한바탕 뒤집어놓고 갔던 날에도, 분명, 형과 동생을 알고 있었다. 어떤 것을 던졌는지조차 알고 따져들었다. 이치마츠는 채 꽈악 말아 쥐지못한 손을 움찔거렸다. 엄지손가락이 검지손가락 끝을 틱틱 긁었다.

 

 

"안 오려고 할 거야. 당연히, 우리의 영향이라고 알겠지."

 

"그럼 약을 관계로 불러내는 건…?"

 

"…핑계댈 만한 게 없다스. 부족한 약물이나, 도움이 필요한 연구같이. 더군다나 본인의 연구나 의뢰를 이유로 그 아이가 곤란하다고 할 수도 있는 거다스."

 

"무엇보다, 그렇게 해서 우리가 엮였다는 것을 알게 되면 데카판도 난감할 거야."

 

"…고맙다스, 쵸로마츠 군. 사실… 그 아이의 아빠였던, 내 친구가 나에게 부탁했다스. 아빠같기도, 친구같기도 한 의지할 만한 사람이 되어달라고. 마츠 군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 아이를 상처입힐 만한 일은 하고싶지 않다스."

 

 

웬만한 부탁에는 거절하지 않는 데카판이었다. 그런 그가 답지않게 곤란해하는 얼굴로 고개를 젓자 토도마츠는 울며 호흡하는 것처럼 히히힉 숨을 들이마셨다. 말도 안 돼. 거절한다고? 곤란하다고? 그러면 안 되잖아, 그럴 수 없는 거잖아! 물에 잠긴 구슬처럼 미끌거리던 눈동자가 천천히 날카로워졌다.

 

 

"웃기지마! 박사에게 우리는 중요하지 않은 거야?! 그 애가 카라마츠 형을 데리고 있다고! 다친 형을, 그 애가, 데리고 있다고! 가족은 우리인데, 우리가 형제인데, 모르는 사람이 환자를 데리고서는 만나게도 하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되잖아?!"

 

"토도마츠."

 

"이해하면 도와줘야지, 우리도 상처받을 수 있다고?!"

 

"…호에…."

 

"…그만하지 그래, 토도마츠."

 

"잇…! 이치마츠 형은 정말 카라마츠 형이 안 돌아와도 괜찮다는 거야?! 평소의 쿠소태도는 진심이었던 거야!"

 

"…잘도 그런 식으로 말하네. 그런 거 아니니까…."

 

"그럼 뭔데!"

 

"…단지… 그 애, 쿠소마츠의 여자친구라던가 치료해주고 있다던가… 분명 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걸지도,"

 

"하? 뭐야, 그게…"

 

"…확실히, 카라마츠가 낫는다면, 원한다면 곧바로 돌려보내주겠다고 했고…"

 

"부, 분명 파르페도 함께 먹으러 가기로 했다지만! 그렇다고 정확한 설명없이 우리 형을 데리고있는 건 정당하지 않으니까!"

 

"여자애한테 뺨 맞았다고 화풀이하는 거 아니고?"

 

"…이, 이 망할 장남새끼가!"

 

 

벌떡 일어서있던 토도마츠는 오소마츠를 향해 달려들었다. 쵸로마츠가 자주 내뱉는 욕설을 따라하며 튕겨나간 몸을 붙잡은 것은 쵸로마츠였다.

 

 

"토도마츠! 진정해! 이러지말라고!"

"놔! 이거 놓으라고, 쵸로마츠 형!"

 

"오소마츠 형도 그만해! 왜 일부러 도발하는 거야!"

 

 

너도 그 애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으면서! 쵸로마츠는 오소마츠를 팩 노려보았다. 오소마츠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힐긋 바라본 눈에는 금방이라도 쵸로마츠를 밀쳐내고 날아올 듯한 동생의 발버둥이 가득해서 오소마츠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상처난 자존심, 인정하고싶지 않은 잘못, 돌리고싶은 화살. 이해하지 못할 마음은 아니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더 어리석어진다. 오소마츠는 쩝 입을 열었다.

 

 

"아―. 미안해, 토도마츠. 형아가 말을 잘못했어어―."

 

"뭐야! 그게 지금 사과하는 태도야! 말꼬리 늘이지 말라고!"

 

"진심으로 사과하는 거야. 말실수, 미안하다고?"

 

"그만둬―!"

 

 

쾅 ―

 

호에에! 데카판은 팬티차림 위에 걸친 하얀 가운이 펄럭일 정도로 몸을 들썩이며 놀랐다. 그는 노란 소매가 내려친 테이블부터 살폈다. 해맑은 쥬시마츠의 해맑지 않은 힘에 의해 이미 부숴진 적이 있던 테이블이었기에 데카판은 금이나 흔적이 생기지 않은 테이블을 보고 호에에, 안심했다.

 

울망울망 흔들리는 눈동자가 형제들을 향해 돌아갔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것같은 얼굴에 토도마츠가 따라 울상을 지었다. 쥬시마츠 형, 망설이는 목소리를 내뱉고 토도마츠는 쵸로마츠의 손길에 이끌려 자리에 다시 앉았다.

 

 

"부탁임다, 데카판! 한 번만, 만나게 해줘! 카라마츠 형―아가 안되면 그 애라도!"

 

"…호에, 쥬시마츠 군,"

 

"곤란한 부탁해서 미안해… 한 번이면 되니까… 카라마츠 형―아에게 소중한 사람이면, 나도 소중히 대할 수 있으니까, 그럴 테니까 한 번만…"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고개를 푹 숙이고 부탁해오는 태양이 어두워지는 것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아파서 데카판은 잠시 고민해야했다.

 

 

"나도, 나도! 나도 이렇게 부탁할테니까!"

 

"부탁이야, 데카판!"

 

"…부탁할게."

 

"아아―! 데카파아―안! 앞으로 두 번은 수고비없이도 실험체같은 거 해줄테니까? 물론 쵸로마츠가. 필요한 피도, 세포도 줄테니까? 이것도 물론, 쵸로마츠가."

 

"이 쓰레기가."

 

 

허공을 파고드는 머리를 헤집자 하나 삐죽 솟아져있던 바보털이 손 안으로 사라졌다. 오소마츠는 그렇게 동생의 머리를 엉망으로 만들며 다른 형제들처럼 결국 고개를 숙였다.

 

데카판은 떠올렸다. 아저씨, 아저씨, 그렇게 부르던 아이가 어느새 어엿한 숙녀로 자라 어려운 이론을 척척 증명하고 복잡한 실험을 착착 해내던 모습을. 데카판, 데카판, 그렇게 부르던 아이가 어느새 어엿한 숙녀로 자라 아버지의 날에는 직접 만든 조화가 아닌 직접 기른 카네이션을 내밀던 모습을. 피를 나눈 가족이 아니어도, 죽은 아빠의 친구이자 유일한 보호자였던 그를 그렇게 가족으로 만들어주는 메이의 웃음을 더 자주 볼 수 있도록 만들어준 건, 카라마츠였다.

 

데카판은 손가락을 얽어가며 손을 마주잡고 웃던 메이와 카라마츠를 회상했다. 그리고 현재, 그의 앞에서 자존심을 굽혀가며 사과하는 형제들을 바라보았다. 카라마츠와 똑같이 생긴 다섯 얼굴.

 

데카판은 고개를 천천히, 옅게 끄덕였다.

 

 

"연락을 해보겠다스."

 

"…정말?"

 

"…데카판, 그럼 그 아이와는…"

 

"대신 솔직히 이야기하겠다스."

 

"…에…?"

 

"마츠 군들이 찾아와 메이 쨩을 만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했다고 솔직히 말할 거다스."

 

"그, 그럼…"

 

"그 이야기를 듣고 올지 말지는 그 아이의 선택이다스.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그 아이는 나의 딸같기도, 친구같기도 한 아이다스. 역시 똑같이 생각할 그 아이에게 상처를 주고싶지 않다스. …하지만 마츠 군들의 부탁을 거절하고 싶지도 않다스. 잘 말해보겠다스. 카라마츠 군을 많이 좋아하는 속깊은 아이이니, 카라마츠 군이 소중히 여기는 형제들이 반성하고 있다고 하면 카라마츠 군의 상태를 알려주기 위해서라도 올 거다스."

 

"…응, 알았어. 그것만으로도 고마워, 박사."

 

 

휜 눈썹으로 호에호에 웃는 데카판이 그렇게만 해줘도 일단 안심이 되어서 쵸로마츠는 희미하게 웃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직 혼란스러워하는 형제들을 데리고 연구소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유독 넓고 쓸쓸해서 쵸로마츠는 오소마츠의 등 뒤를 나란히 따라걷는 이치마츠와 그 뒤 팔에 꼭 매달린 토도마츠의 옆에서 애써 씩씩하게 걷는 쥬시마츠의 뒤를 따르며 팔을 쓸었다.

 

집으로 돌아온 토도마츠가 거실을 지나쳐 2층으로 올라가려하자, 거실로 들어서는 형제들의 맨 뒤에서 쵸로마츠가 토도마츠를 불러세웠다.

 

 

"토도마츠."

 

"…왜?"

 

"잠깐 거실에 모이자."

 

 

계단의 중간에서 엉거주춤 서있던 토도마츠는 고개를 힐끔 돌려 쵸로마츠를 바라보았다. 그 눈은 여전히 못마땅해하는 액체를 머금고 있어서 쵸로마츠는 한숨을 삼켰다. 확실하다, 아까 오소마츠와의 일이 마음에 남은 것이다.

 

쵸로마츠는 다리를 쭉 펴고 앉아있는 오소마츠를 힐긋 흘겨보고 계단을 한 걸음 올라섰다. 토도마츠의 눈동자가 자신에게 고정되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쵸로마츠는 고개를 기울이며 살짝 웃었다.

 

 

"오소마츠 형은 원래 생각이 없잖아? 그건 늘 있는 일인데, 일일이 대응해주다간 우리가 기빨려 죽을거야. 그러니까 너무 신경쓰지마, 응?"

 

"누가 생각이 없냐아―, 시코마츠-으! 다 듣고 있거든!"

 

"저 새끼가. 응? 토도마츠."

 

"…아니야. 오소마츠 형 때문이, …아니야."

 

"…아니야? 그럼 왜 화가 난,"

 

"아니야!"

 

 

쵸로마츠를 밀치고 거실로 성큼성큼 향한 토도마츠는 자리에 앉은 형제들을 향해 바락바락 소리쳤다.

 

 

"어째서야! 어째서 다들 그렇게 안이한 태도냐고?! 카라마츠 형이 돌아오지 않아도 괜찮은 거야!"

 

"토도마츠, 무슨 소리야."

 

"분명 아까 쵸로마츠 형이랑 이치마츠 형은 심지어, 그 아이의 편을 들듯이 말했잖아!"

 

"우리가 무슨 편을 들었다고."

 

"그 애가 카라마츠 형의 여자친구라고, 잘 돌봐주고 있을 거라며? 돌려보내준다고 했으니 괜찮다며!"

 

"괜찮다고는 하지 않았어. 단지… 그 날의 태도도, 아까 데카판의 말도, 그 애가 나쁘다고 생각하게끔 만들지는 않아."

 

"이…!"

 

"…우리 때문에 카라마츠 형―아가 쓰러졌을 때, 카라마츠 형―아를 구해준 건 우리가 아니야…. 그 애야…."

 

"…쥬시마츠 형…."

 

 

데굴데굴 뺨을 타고 굴러내려온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 애가 구했어, 쥬시마츠의 반복적인 말에 토도마츠는 흐윽, 흐느끼며 팔로 눈가를 가렸다. 훌쩍이는 소리가 거실을 가득 메웠다. 토도마츠의 뒤에 서있던 쵸로마츠는 토도마츠의 등을 쓸어내렸다.

 

 

"…사과하고 싶어."

 

"응, 토도마츠. 우리 전부 그래."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어. 아프게 한 것도, 외롭게 한 것도, …죽어야겠다고 생각하게 한 것도, 전부 다…"

 

 

죽이려는 것처럼 보였던 형제를 위해, 죽어가는 몸을 죽여야겠다고 죽고자했다는 그의 소식은 충격적었다. 형제를 많이 좋아해서 그만큼 그들에게 무르다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상처를 입힌 형제다. 그러려던 의도는 정말 없었지만, 어쨌든 그의 입장에서는 목숨을 위협한 미운 형제다.

 

그런 우리를 위해, 여자친구의 앞에서 죽으려했다고…? 그 모든 것을 고하며 더이상 구겨질 수 없을 정도로 구겨진 얼굴로 뚝뚝 눈물을 떨어뜨리던 메이의 표정이, 목소리가 생각날 때마다 오소마츠는 입을 다물고 큰 숨을 흘렸다.

 

 

"그럼 하면 되지, 사과."

 

 

오소마츠가 자세를 고쳐 앉으며 말했다. 드물게 낮아진 목소리는 가볍진 않았지만 낮아진 만큼 그 주제를 가볍게 만들어주어서, 토도마츠는 눈을 가리고있던 팔을 내리고 그를 바라보았다.

 

 

"우리가 잘못한 거야. 잘못했으면 잘못했다고 하면 되고,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하면 돼."

 

"…하지만 그 애가 우릴 보지않겠다고 하면… 카라마츠 형이 누워있는 동안은 보여주지 않겠다고 했잖아…."

 

"그럼 기다리자. 카라마츠가 일어날 때까지. 일어나서 우리에게로 돌아올 때까지."

 

"…돌아오지 않으면."

 

 

이치마츠의 목소리가 떨렸다. 이치마츠로 향하나싶던 시선들이 다시 오소마츠에게로 향했다.

 

 

"돌아올 거야."

 

 

돌아올 거야. 대책없는 확신이었지만 형제들은 이 순간 같은 생각을 했다. 그럴게, 그 녀석은 그런 녀석이니까. 우리의 차남은, 그렇게나 상냥하고 착한 사람이니까.

 

이젠 그 상냥함을 외면하지 않아.

 

 

"그러니까 우린, 그때까지 하고싶은 말, 해야하는 말을 정리하자. 돌아올 그 녀석에게 진심이 닿도록."

 

 

 

 

.

 

 

 

 

.

 

 

 

 

.

 

 

 

 

"…그렇다는데."

 

 

어떡할래? 끊어진 스마트폰을 침대에 내려놓았다. 대답을 기다리며 스마트폰을 잡고있던 손 위로 다른 손이 얹어졌다. 가만히 아래를 내려다보던 눈이 그 손길을 바라보았다.

 

손 위에 올려져있던 손이 점점 힘을 주어서 제 손은 그 안에서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 따뜻하다. 메이는 고개를 들었다.

 

 

"카라마츠."

 

 

널 이렇게 만든 이들이 후회하고 뉘우치고 널 보고싶어한다는데, 뭐가 그리도 좋은지 영원히 볼 수 없을 것만 같던 미소를 띄고 자신을 바라봐오는 시선이 언제까지나 꾸기만 할 것 같던 꿈같아서 메이는 눈썹을 축 늘어뜨렸다.

 

 

"…듣고 있어?"

 

"아아, 아주 선명하게, 듣고 있다."

 

"어떡할 거냐고."

 

"대답은 해주어야겠지."

 

 

다시는 들을 수 없을 것 같던 목소리가 귀를 간지럽혔다.

 

 

"뭐라고, 대답하게."

 

"아아. 좋아한다고."

 

"웃기시네, 그런 걸로… …뭐?"

 

"좋아한다."

 

"…그게, 형제들에게 전할 대답이야?"

 

"아니."

 

 

카라마츠는 뻣뻣하게 고개를 저었다. 메이의 눈이 흔들렸다.

 

 

"너. 너에게 전하는 대답이다."

 

"…나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는데."

 

"내가 누워있는 동안, 매일, 틈만 나면 말해주지 않았나. 좋아한다고, 많이 좋아한다고."

 

 

빨갛게 물든 얼굴은 북받친 감정 때문이라고 확신하며 메이는 인상을 찌푸렸다.

 

 

"다 들렸다고, 메이."

 

"…다 듣고 있었으면서, 이제야 일어난 거야?"

 

"…그건 미안, 미안하다. 그래서 일어나자마자 너에게 전하고 싶었다."

 

 

원망스럽다면서 그렇게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건가, 카라마츠는 그녀의 손을 잡고 있던 손을 들어 떨궈지는 눈물을 닦아냈다. 다시 내려와 손을 잡아오는 그의 손이 조금 축축해서 메이는 손을 비틀어 그의 손을 마주잡았다.

 

 

"나도 많이, 좋아한다, 메이."

 

"…나쁜 새끼, 바보야. 넌 바보야, 바―보."

 

"아아, 알고 있다고, 그런 건. 울지말아줘, 메이."

 

"안 울어! 멍청아!"

 

 

버럭 소리친 메이는 벅벅 눈을 비볐다. 그녀의 어두운 눈밑을 보자 마음이 미어졌다.

 

 

"데카판에게 답해줘야하지 않겠어?"

 

"…어떡하고 싶은데?"

 

"만나러 가줘."

 

"…괜찮겠어?"

 

"물론이지."

 

"저번과 다를 바가 없으면, 이번에는 그 녀석들의 귀를 물어뜯을지도 모른다고."

 

"…Oh… 못 본 새 매우 터프해졌군, 마이 걸-. 원하는대로 해도 좋아."

 

"…죽여도 돼?"

 

"노, 논논-, 살인만은. 네가 하는 말이 내 말이고, 네가 하는 생각이 내 생각이다. 모든 게 나를 위한 것이지 않은가? 반성해주지 않는다면… 조금은 화풀이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이미 했는걸."

 

 

메이는 카라마츠에게 이전의 형제들과의 만남에 대해 이야기했다. 카라마츠는 그렇군,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대신 얼굴을 향해 손을 뻗어올 뿐이었다.

 

조금 까칠한 피부가 손에 닿자 카라마츠는 엄지손가락으로 메이의 뺨을 쓸며 말했다.

 

 

"얼굴이 많이 상했다, 메이. …나를 돌보느라, 정작 너는 돌보지 않은 거군."

 

"화, 안 내?"

 

"화라니. 오히려 미안하다. 나 때문에 하고싶지도 않은 말을 하고, 손까지 휘두르다니. 많이 아팠겠군, 레이디의 손은 약할텐데."

 

"…아니, 아픈 건 맞은 네 남동생이었을테니까. 토도마츠, 였나."

 

"브라더들은 괜찮을 거다. 어려서부터 워낙 싸움도 많이 하고 사고도 많이 쳐서, 그만큼 맷집이 좋으니까. 그리고, 남자친구의 형제들에게 그렇게 행동하기에는 엄청난 고생이 필요했을테니, 네가 더 아팠을 거야."

 

"빨리 나아. 나아서… 나 대신 네 형제들 좀 혼내줘."

 

"…아아. 빨리 나아서… 그때 못 먹은 파르페, 먹으러 가자."

 

 

응. 먹자. 네가 좋아하는 카라아게도, 내가 좋아하는 파르페도, 뭐든, 얼마든지. 메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카라마츠도,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