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おそ松さん 2F/[카라마츠 사랑받아라!] 잘 부탁해, 차남

[오소마츠상 소설(おそ松さん Novel )/카라마츠 사랑받아라] 잘 부탁해, 차남 2

※ 세계관과 원작을 포함해 충분히 다른 설정.

※ 어느 정도의 세계관 공유_파생마츠

※ Just Fiction.

 

# 오소마츠상소설

# 카라마츠

# 오소마츠

# 쵸로마츠

# 이치마츠

# 쥬시마츠

# 토도마츠

# 제이슨 이치마츠

# 카라마츠 사랑받아라!

# 카라마츠 총우케

 

 

잘 부탁해, 차남 2

 

 

 

 

"카라마츠."

 

"응? 왜 그러는가?"

 

 

저 앞에 세워둔 차가 보였다. 거리가 줄어드는 속도가 너무 빠른 것 같아서, 못내 아쉬워하던 카라마츠는 케이토가 제 이름을 부르자 반색하며 고개를 돌렸다.

 

 

"형제들은 어때?"

 

"아? …아아, 응, 좋은 사람들인 것 같다."

 

"그래?"

 

"입고 있던 가쿠란도 멋있더군!"

 

 

웃으며 말하는 카라마츠를 바라보며 케이토가 눈을 깜박거렸다.

 

 

"제이슨이라고 했나?"

 

"아아! 이곳의 가드너라고 하더군! 마미와 대디는 부자인 것 같다. 집에 가정부와 가드너가 따로 있다니."

 

"벌써 그 사람과는 가까워진 것 같네?"

 

"제이슨은 좋은 사람이야! 내 이야기도 잘 들어주고, 치료도 해주고, 상냥한 사람이다! 멋있는 가면도 쓰고 있어!"

 

 

주차해둔 차 앞에 다다르고 케이토와 카라마츠는 서로를 마주봤다. 케이토는 손을 뻗어 카라마츠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었다.

 

 

"카라마츠. 앞으론 이 곳이 너의 집이지만 여전히 그곳도 너의 집이기도 해. 언제든 놀러와도 돼."

 

"응! 당연하지! 누가 뭐라고 해도 그곳도 내 집이다! 모두도 내 가족이고!"

 

"웬만하면 다치지마. 약도 꼬박꼬박 먹고, 아침은 간단하게. 알지? 운동은 좋지만, 지나친 건 안돼."

 

"아아, 알고 있다고. 나는 더이상 어린 아이가 아니라고!"

 

"네가 잠깐 한눈 판 사이에 또 다쳐오니까 그렇지."

 

 

케이토는 하얀 붕대로 감싸진 카라마츠의 팔에서 시선을 떼고 카라마츠를 흘겨보며 그의 머리를 마구잡이로 헝클였다. 으아앗, 카라마츠가 이리저리 휘둘리는 머리에 어지럽다며 웃었다.

 

 

"그럼, 가볼게. 잘 지내고 있어."

 

"케이토."

 

"응?"

 

"…또, 올 거지?"

 

 

덜컥 차 문이 열리고, 카라마츠가 넌지시 물었다. 아래로 떨어져있는 눈빛이 흔들리고 있으리란 것을 알았다.

 

넌 늘 아니라고 했지만, 무의식조차 치료하길 원했던 난 알아버렸다. 너의 숨겨져있는, 그래서 너조차 의심스러워하는 그 속마음을.

 

케이토는 부드럽게 입꼬리를 올려 미소지었다. 제 옷자락을 붙들고있는 손을 꼬옥 잡아주며,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친절하게 속삭였다.

 

 

"카라마츠가 부를 때마다."

 

"…진짜?"

 

"그럼. 그리고 약이 떨어질 때 쯤에도 올 거야. 카라마츠가 아프거나, 다쳤다고 할 때도 올 거야."

 

 

네가 절대 끊어지지 않도록, 우리는 너를 꼭 붙잡고 있을게. 케이토는 다행이라는 듯 웃는 카라마츠의 미소 한 켠의 불안함을 알아봤지만, 그것은 지금 어떤 말로도 사라질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동안에도 그래왔으니, 그는 그저 이곳에서 카라마츠의 무의식이 편해지길 원했다.

 

멀어져가는 차를 향해 쉼없이 손을 방방 흔들던 카라마츠는 결국 끝이 다가오고, 시야에서 케이토의 흔적이 완전히 지워지고 나서야 얼굴에 힘을 풀었다. 떠올라있던 미소가 지워지고, 들떠있던 눈썹이 가라앉았다.

 

친절하고 다정한 그의 보호자는 언제든 놀러오라 말해주었다. 결국, 말하지 못했다. 묻지 못했다.

 

그럼, 언제든, 돌아가도 돼?

 

라고.

 

카라마츠는 저택의 입구에서 몸을 돌려 집을 바라보았다.

 

그가 할머니와 케이토와 함께 살던 집과는 비교하는 것조차 숨이 막힐 정도로 커다란 그 집은, 여전히 적응할 수가 없었다.

 

 

.

 

 

.

 

 

.

 

 

.

 

 

.

 

 

주로 자신만이 들락거리기 때문에 조용했던 공간에 새 사람이 들어왔던 아까도 가슴이 가득찬 느낌을 받았었는데, 다섯 사람이 들어오자 그야말로 터지나 싶을 만큼 가슴이 답답했다. 역시, 사람이 많은 것은 질색이라고 생각하며 제이슨은 자연스럽게 두 개뿐인 의자 중 하나의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으려는 오소마츠를 바라보았다.

 

오소마츠가 앉기 위해 몸을 수그리자, 쵸로마츠가 덥석 그 뒷덜미를 잡고 홱 잡아당겼다. 덕분에 기습적인 질식위협을 당한 오소마츠는 콜록거리다 제 목을 감싸고는 빼액 소리쳤다.

 

 

"뭐하는 거야! 죽을 뻔했잖아!"

 

"남의 방에 자연스럽게 자리잡고 앉지마. 주인도 안 앉았는데. 제이슨, 앉아."

 

"아, 에… 고맙습니다."

 

"고맙긴. 제이슨의 공간인데."

 

"한 자리 남았잖아!"

 

"아. 토도마츠, 앉을래?"

 

"괜찮아~"

 

"쥬시마츠는?"

 

"괜찮슴다!"

 

"이치마츠?"

 

"됐어."

 

"자, 이제 형 앉아."

 

"쓸데없이 고지식하고 동생들을 잘 챙긴다니까, 넌."

 

"욕이든 칭찬이든 둘 중 하나만 해라."

 

 

오소마츠가 언제 신경질을 냈냐는 듯 장난스럽게 웃으며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자, 쵸로마츠가 오소마츠의 머리를 콩 쥐어박았다.

 

제이슨은 그런 형제들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저들의 세상 속 이치가, 그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걸까? 어째서? 어색해서? 이제야 만나서? 낯설어서? 머릿속에서 텅 빈 카라마츠의 웃음이 자꾸만 떠올랐다.

 

언제나와 같은 눈빛과 언제나와 같은 침묵에 제이슨을 가만히 쳐다보던 오소마츠가 입을 열었다.

 

 

"그 녀석 말이야―? 카라마츠, 라는 파란 놈. 그새 다친 거야?"

 

"장미 가시에 베였던데요."

 

"가시에 베였다고 붕대를 그렇게나 감아?"

 

"깊고 길게 베여서요. 피도 잘 안 멎고."

 

"엄마가 그랬잖아? 그 녀석, 몸이 약하다고."

 

"그게 끝? 그 녀석이랑 어쨌든 같이 있었을 거잖? 뭐 들은 거라던가, 없어?"

 

"제이슨 군―, 쥬시마츠 형을 뺀 우리에겐 도련님, 이라고 부르면서 존댓말쓰잖아? 하지만 그 녀석에겐 이 녀석, 이라고 불렀고? 둘이 어느새 꽤 가까워진 거 아니야?"

 

 

토도마츠가 스마트폰에 고정시켰던 시선을 떼고 제이슨을 응시하며 물었다. 제이슨은 대충 눈을 깜박였다. 속을 알 수 없는 도련님들을 상대하는 건 늘 성가시다.

 

 

"원하는 대답이 뭡니까."

 

 

그러니까 직구로 날리지 않으면. 제이슨의 말에 잠시 정적이 찾아왔다. 제이슨은 제일 먼저 자신을 부르고 앞장섰던 이치마츠를 향해 눈동자를 굴렸다. 흥미없다는 듯 반쯤 감긴 눈은 언제 봐도 자신과 똑 닮아있었기에 새삼 놀라웠다.

 

똑똑 ― .

 

 

"제이슨? 혹시 있으면 잠시 괜찮을까?"

 

 

익숙한 목소리에 문을 향해서 돌아갔던 얼굴들에 금이 갔다. 모두가 제이슨을 다시 바라보나 싶더니, 난데없이 벌떡 일어선 오소마츠가 벌컥 문을 열었다.

 

문 앞에 서있던 카라마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얼굴이 불쑥 나타나자 움찔 몸을 떨었다. 아―, 또냐, 이 녀석. 오소마츠가 와락 인상을 찌푸렸다.

 

 

"저기 너 말이야―."

 

"아, 아?"

 

"사람 보고 그렇게 깜짝깜짝 놀라는 것 좀 그만하지 않을래? 무슨 귀신이라도 본 것마냥. 기분 나쁜데요오―."

 

"아, 미, 미안하다. 그러니까…"

 

 

카라마츠는 오소마츠의 얼굴에서부터 시선을 내렸다. 아직 갈아입지 않은 빨간 후드를 보고서야 카라마츠는 다시 시선을 올렸다.

 

 

"마, 마츠노 군."

 

 

제이슨의 공간에 모여있는 나머지 인원을 채 알아채지 못하고, 카라마츠는 약속된 호칭을 꺼냈다.

 

형제라고? 이름도 모르는 주제에. 그 이름으로 부를 거면 뭐하러 내 색깔은 확인한 건데?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인과관계를 가지고 엉망진창인 분노가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너, 뭔가 열받아."

 

"오소마츠 형, 같이 가."

 

 

오소마츠가 카라마츠의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가자, 가장 문 가까이에 서있던 토도마츠가 오소마츠를 따라 문을 나섰다.

 

어째서 오소마츠가 화가 난 걸까, 생각하던 카라마츠는 문 너머에서 줄줄이 이어나오는 똑같은 얼굴들을 보고 점점 입술을 꼭 물었다. 얼굴이 똑같은 형제들이 모여있을 때는 마츠노 군, 으로 통일하면 헷갈릴 테니 이름으로 부르겠다고 했으면서, 마츠노 군, 으로 불러버려서 화가 난 것 같다. 카라마츠는 푹 고개를 숙였다. 다른 호칭을 원하던 쥬시마츠도 그렇고, 그의 형제들은 구분이 어려워서 그런지 서로가 확실히 정의되지 않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은데, 그것을 너무 늦게 깨달아 안 그래도 미움받는 중에 화까지 돋워버렸다.

 

오소마츠를 따라 토도마츠를 시작해서, 이치마츠와 쵸로마츠까지 돌아가버렸는데 어째서인지 쥬시마츠만큼은 테이블 옆에 서있는 커다란 서랍 옆에 몸을 숨기고 웅크려 앉아있었다. 제이슨은 그런 그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문가에 비맞은 강아지처럼 서있는 카라마츠에게 다가갔다.

 

 

"도련님?"

 

"…모두 함께 있는 줄은 몰랐다. 알았으면 제대로 오소마츠 군, 이라고 불렀을 텐데…."

 

"…에?"

 

"하긴, 모두가 똑같은 마츠노 군이니 그 호칭은 기분이 나빴을 거다. 쥬시마츠 군도 아까 그래서 기분이 나빴던 건가. …역시 각자의 이름으로…"

 

"셋째, 아니, 넷째 도련님이 싫다고 하셨다면서요."

 

 

카라마츠가 들어옴으로써 완벽히 여섯쌍둥이가 되었으니 쵸로마츠가 둘째에서 셋째로, 이치마츠가 셋째에서 넷째가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넷째면… 이치마츠 군…. 맞아, 이치마츠 군이 싫다고 했지…."

 

"…그래서 당신은 무슨 일로?"

 

"아, 아아, 그, 아까 복도에 떨어진 핏방울을 닦아내지 않은 게 떠올라서…."

 

 

물론 청소할 생각은 했었지만 형제들이 들이닥치는 바람에 잠시 잊었기에 제이슨은 아, 하고 생각했다.

 

 

"곧 닦겠습니다."

 

"아? 아니, 아니다! 내가 닦겠다! 나는 단지 그, 청소도구같은 게 있을까 해서 물어보러 온 건데…."

 

"…청소는 내가 할 일이니 괜찮습니다."

 

"내가 흘린 피잖아? 제이슨이 할 일이라던 게 아니다. 내가 닦게 해줘."

 

"…당신은 진짜…."

 

 

이 곳의 마츠노는 아니지만 마츠노이긴 하다, 처음 만난 카라마츠의 정체를 헷갈려했을 때 카라마츠는 자신에 대해 그렇게 말했다. 제이슨은 그 말이 맞다고 여겼다. 당연한 걸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는 사람, 자연스러운 걸 직접 겪어보려는 사람. 제이슨은 그런 카라마츠를 바라보다 눈을 감고 한숨을 쉬었다.

 

 

"…제이슨?"

 

"당신의 뜻은 알았지만, 다쳤잖습니까. 오늘은 이만 올라가시죠."

 

"하지만,"

 

"정말 당신 이런 데서 고집스럽네. 다음에야말로 도움이 필요하면 부를 테니까, 오늘은 마츠노 가의 사람이 된 정리부터 하라구요."

 

"카라마츠?"

 

"아. 마미."

 

"후후, 제이슨 군과는 정말 사이가 좋구나. 잠시 괜찮니?"

 

"부르시잖습니까. 청소는 내게 맡기고 가시죠."

 

 

타이밍좋게 불러오는 마츠요를 가리키며 제이슨은 카라마츠의 등을 떠밀었다. 머뭇거리던 카라마츠는, 그럼 미안하지만 부탁하지, 하고 잔뜩 힘이 빠진 한 마디를 남긴 채 뒤를 돌아 걸어갔다.

 

문을 닫고 제이슨은 청소도구를 이것저것 뒤지며 입을 열었다.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생각?"

 

"…나 때문이야."

 

"뭐가?"

 

 

무릎을 끌어안고 있던 쥬시마츠가 웅얼거렸다. 제이슨은 걸레와 과산화수소가 든 통을 꺼내들며 되물었다.

 

 

"내가, 정원을 둘러보라고 했어. 제이슨이 관리해주는 우리 정원은 정말 아름다우니까…."

 

"…그래서, 그 녀석이 싫다고 했어?"

 

"으응, 아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어. 하지만 정원에서 다친 거니까…"

 

"그래서 네 탓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쥬시마츠가 고개를 끄덕이다 무릎 사이로 얼굴을 파묻었다. 끄응, 흘러나오는 신음에 제이슨은 무언가를 떠올렸다.

 

 

"넌 그 녀석이 너를 마츠노라고 부르는 게 싫어?"

 

"…에?"

 

"그 녀석이 헤어졌던 형이라는 사실이 싫어?"

 

 

흔들리는 눈동자로 제이슨을 바라보는 쥬시마츠가 답지 않게 입을 꾹 다물었다. 제이슨은 쥬시마츠가 대답을 할 때까지 잠자코 기다렸다. 굳어버린 핏방울이야, 마법의 액체로면 거뜬히 지워낼 수 있다.

 

 

"…싫지, 않아."

 

"싫지 않아?"

 

"처음 만났지만, 분명 알 수 있어. 그 사람은 우리랑 똑같이 생겼으니까. 그러니까 분명 형제가 맞아. 그러니까 싫지 않아."

 

"다른 도련님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던데."

 

"…오소마츠 형―아들도, 토도마츠도, 분명 나랑 똑같은 마음일 거야. 다만… 조금 어색한 것 뿐일 거야. 평생을 다섯으로 살았으니까. 익숙하지 않은 것 뿐일 거야."

 

"넌? 어색해? 익숙하지 않아?"

 

"…익숙하지 않지만, 어색하지 않아. 싫지 않아."

 

"그럼 괜찮잖아."

 

 

제이슨은 뭔가 해결된 것처럼 영차, 자리에서 일어섰지만, 쥬시마츠는 커지는 제이슨을 따라 고개만 들쳐올릴 뿐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눈만 꿈벅꿈벅거렸다.

 

 

"너희가 처음 만나서 어색하고 익숙하지 않은 것처럼, 그 녀석도 너희를 처음 만났고 어색하고 익숙하지 않을 거야. 게다가 그 녀석은 혼자, 너희는 다섯이잖아. 외로울 거라고 생각해."

 

"…으우―."

 

"쥬시마츠라고 불러줬으면 좋겠다면, 직접 말해보면 어때?"

 

 

가라앉았던 눈동자가 차츰 빛을 찾아가고, 닫혔던 입이 서서히 벌어졌다. 평소의 쥬시마츠다, 라고 할 정도의 상태가 되고서야 쥬시마츠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근데근데―! 제이슨한테는 이제 카라마츠 형―아도 쥬시마츠같은 사람인 거야?"

 

"에? 무슨 소리? 그나저나 카라마츠 형아라니, 벌써 그렇게까지 된 거야?"

 

"외로운 건 슬픈 거라는 걸 알아! 우리가 슬프게 만드는 건 싫어! 오소마츠 형―아들이랑 토도마츠가 아직 준비가 안됐다면, 나라도 먼저 옆에 있어줄래!"

 

"어떻게?"

 

"으―음…, 용기를 내서 친해져볼게. 랄까 제이슨, 카라마츠 형―아에게는 도련님, 이라고 부르지 않아!"

 

"…아. …이건… 그 녀석이 먼저 말을 편하게 하라고…."

 

"이치마츠 형―아를 자연스럽게 넷째로 만들었어! 제이슨 대단해―!"

 

"그, 그만…."

 

 

배시시 웃는 쥬시마츠에게서 고개를 돌리고 귀를 막는 제이슨의 가면 너머 얼굴이 새빨개져있다는 것 쯤은, 쥬시마츠라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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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츠는 침대에 올려놓은 것들을 내려다보았다. 노트북과 스마트폰. 전부 최신형이었다.

 

노트북은 린도 선생님으로부터란다, 마츠요의 말을 상기시키며 노트북을 바라보자 마음이 붕 떴다. 분명 외로웠지만 따뜻했고, 입꼬리가 비실비실 올라갔다.

 

스마트폰을 들어 화면을 킨 카라마츠는 제일 먼저 전화를 걸었다. 그가 외우고 있던 얼마 안 되는 번호 중 하나였다.

 

 

"케이토!"

 

- …카라마츠? 뭐야, 이거? 스마트폰? 스마트폰 생긴 거야?

 

"마미와 대디가 선물로 준 것이다! 그리고 케이토로부터의 노트북도 받았다! 왜 직접 주지 않은 건가!"

 

 

스피커 너머로 아하하, 다정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 서프라이즈였어. 카라마츠 그런 거 좋아하잖아?

 

"우우…, 직접 주는 것의 묘미가 있지 않나! 받는 사람이 행복한 표정을 짓는 거라던가!"

 

- 아하하. 그렇네, 카라마츠가 행복한 표정을 짓는 걸 못 본 건 좀 아쉬우려나?

 

 

기뻐해줘서 고마워, 케이토가 말했다. 카라마츠는 어째서인지 눈물이 나올 것 같은 기분을 꾹 억누르고 선물 고맙다, 하고 보답했다.

 

운전 중이라 더이상의 통화는 어렵다는 케이토의 말에 아쉬워하며 전화를 끊고서, 카라마츠는 노트북을 만지작거렸다. 어째 스마트폰 조작이 노트북보다 어려운 것 같다고 생각하며, 카라마츠는 마츠요가 선물들과 함께 건넨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새까만 가쿠란. 이전의 학교에서 입던 것이 있으니 괜찮다고 손을 내젓는 카라마츠의 품에 기어이 그것을 안겨준 마츠요와 마츠조는 눈물을 그렁거리며 애써 웃어보였다.

 

 

 

 

"에? 그 녀석은?"

 

"잠들었대."

 

"저녁도 안 먹고?"

 

"내일이 등교 첫날이라 긴장돼서 배가 안 고프다고 했다나 뭐라나."

 

"우리랑 먹고싶지않은 거 아니야?"

 

 

대수롭지 않게 말하며 젓가락을 집어든 토도마츠가 잘 먹겠습니다, 말했다. 잘 먹겠습니다, 상관없다는 듯 시작되는 식사 가운데 쥬시마츠만이 눈치를 보며 밥그릇을 톡톡 두드렸다.

 

식사 후,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는 형제들을 뒤로 하고 쥬시마츠는 마츠요와 마츠조가 머무는 1층의 침실로 향했다.

 

 

"어머? 쥬시마츠? 무슨 일이니?"

 

"에―, 물어볼 게 있슴다! 카라마츠 형―아는 왜 저녁 안 먹어?"

 

 

마츠요는 마츠조와 시선을 맞추고는 싱긋 웃었다.

 

 

"내일이 너희와 함께 학교에 가는 첫 날이잖니? 그래서 긴장이 됐는지, 배가 고프지 않다고 하더구나. 불편한 속에 음식이 들어가면 배가 아프다고, 일찍 잠에 들고 싶다고 했단다."

 

"그렇구나―!"

 

"쥬시마츠가 카라마츠를 걱정해주는 걸 보니 마음이 한결 놓이는구나. 적응하기 힘들 것 같아 걱정했는데."

 

"쥬시마츠? 앞으로 카라마츠의 학교생활을 도와주겠니?"

 

"…응! 나, 카라마츠 형―아를 잘 도와줄게!"

 

"든든하네. 카라마츠는 말이야? 쥬시마츠. 몸이 약하니까 조금 신경을 써줘야해."

 

"응, 알아! 엄마가 말했잖아!"

 

 

걱정마! 쥬시마츠는 밝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