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おそ松さん 2F/[능력마츠] 그 마도사의 사정

[능력마츠/사제마츠/오소카라/쵸로카라/속도카라/TS(여체화)/오소마츠상 소설(おそ松さん Novel )] 그 마도사의 사정 2

※ 세계관과 원작을 포함해 충분히 다른 설정.

※ 어느 정도의 세계관 공유_사제마츠

※ Just 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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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마도사의 사정 2

 

 

 

 

또다시 수업이 시작되기 1분 전, 교실의 문 앞에서 쭈뼛대고 서있던 토도마츠는 저 앞에서 다가오는 카라마츠를 보고 숨을 뱉었다. 창문으로 누군가를 향해 손을 흔드는가 싶더니, 카라마츠는 잠시 창문 밖을 가만 바라보았다. 고등학년은 3층에 위치해있으니 당연히 카라마츠가 창 밖으로 인사를 나눈 것은 쵸로라는 정령일 거라 짐작한 토도마츠는 쓰게 웃었다.

 

미소를 지우지 않고 다가오던 카라마츠는 토도마츠를 발견하고 언제 웃었냐는 것처럼 웃음을 지웠다.

 

 

"먼저 와계셨군요.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이제 막 들어가려던 참이었어요. 그건 그렇고, 오늘 두번째 시간부터는 이론을 배울 거에요. 이론의 예제를 옆에서 들어주면 됩니다. 구현화된 얼음결정이나, 뭉쳐지는 물방울같은 거요. 아, 아이들이 수업과 관련없는 이야기를 하더라도 절대 휘말리면 안돼요! 그런 짓궂은 아이들이 있답니다."

 

"마츠노 카라마츠 군을 지적하시는 거죠?"

 

 

말투가 재밌었죠―. 카라마츠가 옅게 웃었다. 토도마츠는 그 웃음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그 아이들은 우리와 같다고 했잖아? 그 녀석은 우리의 너와 같아, 너도 그런 말투를 썼잖아. 친근한 말은 전해지지 않았다.

 

수업 종이 울렸다.

 

 

"자리에 앉… 웬 송사리 한 마리가 껴있네."

 

"송사리?"

 

"어―이, 빨간 녀석. 언제부터 네녀석의 원소가 아이스로 바뀌었지?"

 

 

맨 뒷자리의 카라마츠 뒤로 웅크려앉아 몸을 숨기고 있던 오소마츠(F)는 움찔 어깨를 떨었다. 카라마츠는 토도마츠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바라보았다. 부자연스러운 자세의 카라마츠(I) 뒤에서 빨간 옷이 불쑥 솟아올랐다.

 

 

"하―핫! 이야아―, 역시 토도마츠 쌤의 눈은 속일 수가 없네에―!"

 

"너같은 위험인물 1순위 녀석은 다들 눈치챌 테니까? 널 컨트롤할 수 있는 오소마츠 선생님한테로 돌아가―."

 

"앗! 쌤이 소문의 위저드 카라마츠?!"

 

"무시냐?!"

 

"아, 아아. 마츠노 오소마츠 군인가? 불을 다룬다고 들었는데 어째서 이 교실에?"

 

"우와―! 카라마츠 쌤 진짜 예쁘네요―오! 저 아이스로 전과(轉科)할래요!"

 

"에, 이미 원소가 발현된 후에는 불가…"

 

"네에―! 거기까지―! 당장 돌아가지 않으면 얼려버릴 거니까!"

 

"엑. 위저드가 학생을 협박하다니."

 

"아니면 오소마츠 선생님이라도 불러줄까? 우리 교실이 조금 춥지? 따뜻하게 태워줄 수 있는데?"

 

"태우는 순간 죽으니까요?! 카라마츠 쌤! 도와주세요! 전 예쁘… 아니아니, 훌륭한 마도사 님에게 배우고 싶은 게 많습니다!"

 

"방금 예쁘다고 하려고 했지? 이 흑심 가득한 자식!"

 

"Oh…, 미안하지만 지금의 나는 I 클래스의 보조 위저드라서…. 돌아가는 게 좋겠군, 빨간 마츠노 군."

 

"제 이름은 오소마츠인데요! 마츠노 오소마츠!"

 

"그래, 마츠노 오소마츠 여기 왔다."

 

 

드르륵 ― .

 

문이 열리고 익숙한 목소리가 들이닥쳤다. 로브를 한 팔에 걸친 오소마츠가 교실의 안으로 들어섰다. 오소마츠(F)가 어버버 입을 뻐끔거리자 오소마츠는 씨익 웃었다.

 

 

"이 버르장머리없는 놈이, 누가 스승님의 존함을 함부로 불러?"

 

"제 이름 부른 건데요오―!"

 

"가―암히 땡땡이를 쳐? 아이스 녀석들만 우글거려서 여기 교실이 조금 춥지? 따뜻하게 태워줄 수 있는데?"

 

"때, 땡땡이가 아니라 카라마츠가 천장에 얼음을 박았대서 형아 된 도리로 조금 도와주려고… 랄까 그거 아까 토도마츠 쌤도 말했던 건데요!"

 

"와, 형제 팔아먹는 것 봐. 그냥 카라마츠 쌤 구경하러 온 거면서."

 

"…나는 동물원의 원숭이가 아니다만?"

 

"그냥 가만히 있어요, 위저드 카라마츠…."

 

 

토도마츠(I)가 반발하자 카라마츠가 중얼거렸다. 카라마츠를 툭 건들며 토도마츠는 싱글싱글 웃었다. 망할 형, 형과 똑같은 저 망할 녀석을 빨리 데리고 수업으로 돌아가버려.

 

 

"네녀석이 그 얼굴로 쏘다니니까 자꾸 다른 위저드들이 나한테 네놈이랑 똑같다고 잔소리를 하는 거잖아?"

 

"그건 쌤이 학생이던 시절에 성실하지 않았기 때문… 으왁! 쌤! 아파요! 말로 해요 우리, 말로! 아팟! 귀 뜯어진다아―!"

 

"안 뜯어져. 이야―, 이거 실례했습니다, 위저드 토도마츠. 그리고― 카라마츠?"

 

"…알면 얼른 가주시죠, 빨간 놈들아."

 

"토도마츠 선생님이 과격해!"

 

 

여전히 으악, 으악, 소리를 지르는 오소마츠(F)의 귀를 잡아당기며 문을 넘는 오소마츠는 시야에 더는 잡히지 않는 순간까지도 카라마츠를 보며 웃었다.

 

카라마츠가 분명 선을 긋는다고 전했고 본인 역시도 주저앉을 정도로 충격을 받았으면서, 개의치 않고 그 선을 툭툭 건드는 오소마츠를 뚱한 얼굴로 내보내고서 토도마츠는 힐긋 카라마츠를 돌아보았다. 밖에서, 쌤, 이왕 늦었으니 빗자루 타고 빨리 가면 안 되는 걸까? 하고 물어오는 오소마츠(F)에게 좋은 생각이야! 하고 맞장구치는 오소마츠를 향해 벌컥 교실 문을 열고, 되겠냐 멍청이들아―! 하고 소리치는 쵸로마츠가 만들어내는 소음 쪽을 넌지시 바라보는 카라마츠의 눈은 어느 순간 가라앉아있었다.

 

아아―, 정말. 심장이 쪼그라드는 느낌이었다.

 

 

"수업 시작한다―. 책 펴."

 

"쌤, 저 고드름은 어떡해요? 녹아서 물 떨어지는데요?"

 

"닦으면 되잖아? 랄까, 아까 저거 처리 맡긴 녀석 누구더라?"

 

"자는데요―!"

 

"깨워! 뭘 수업 시간에 당당히 엎드려있는 거야! 안 일어나면 물이라도 구현해서 끼얹어!"

 

"쌤, 위저드 아니죠?"

 

"그럼 제가 치우겠습니다. 잠시면 되니."

 

"에?"

 

 

성큼성큼 교실의 뒷편으로 향한 카라마츠는 자신에게 쏠리는 수많은 시선을 무시하고 청소도구함을 열어 양동이를 꺼냈다. 천장에 박힌 얼음에서 뚝뚝 물이 떨어지는 곳은 유감스럽게도 카라마츠(I)의 자리 근처여서, 카라마츠는 만약 자신이 남자였다면 이렇게 생겼을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신기할 정도로 자신과 똑 닮은 카라마츠(I)에게 말했다.

 

 

"마츠노 카라마츠 군?"

 

"네? 네, 네!? 네!"

 

"씩씩하군. 날 좀 도와줄 수 있을까?"

 

"다, 당연합니다!"

 

 

붉어진 얼굴로 허둥지둥 자리에서 일어나는 형을 질렸다는 얼굴로 바라보며 토도마츠(I)는 턱을 괴었다. 얼굴에서 다 티나는 것 봐, 저런 천연 형 같으니라고.

 

 

"이 쪽에 통을 대고 잡고 있어줘. 물이 조금 튀더라도 조금만 참아줘, 금방 말려줄 테니까."

 

"…에? 뭐, 뭘 하려고…"

 

"얼음을 녹여야지. 이 상태면 수업을 받다가 네가 젖을지도 모른다."

 

 

카라마츠는 카라마츠(I)의 어벙한 얼굴을 뒤로 하고 천장에 박힌 얼음을 향해 손을 뻗었다. 펼쳐진 손바닥에서 새어나온 불길은 얼음을 빙 둘러싸며 올라갔고,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는 얼음은 물이 되어 카라마츠(I)가 잡아 고정시켜놓은 양동이로 주르륵 떨어졌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며 튀는 물에 제 옷이 젖어가는 줄도 모르고 카라마츠(I)는 불을 구현하는 물의 스승을 얼이 빠져 바라보았다. 고등학년이지만 각자가 물과 얼음을 구현하는 실력은 천차만별이었다. 집중하고 상상하는 훈련을 몇 년을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학생들이 많은데, 카라마츠는 역시 마도사라는 건지, 아이스의 클래스에서 별 어려움없이 불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자신을 도와주는 제자에게 싱긋 웃어주며 고맙다, 그렇게 전달할 수 있는 저 여유로움이란. 카라마츠(I)는 멘토의 인사에 세차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구멍 근처에 어린 물기들이 빙글 허공을 그리는 손가락을 따라 물방울 모양으로 톡 톡 공중으로 떼어지더니 양동이로 퐁 들어갔다.

 

 

"저 구멍은 어떻게 하면 됩니까?"

 

"…하아―. 우리 클래스의 녀석이 사고를 친 거니까 어디다 따져들지도 못하겠고. 학교가 끝나면 위저드 쥬시마츠와 함께 고쳐볼테니 그냥 둬도 돼요. 수고했어요, 위저드 카라마츠. 고마워요."

 

"아, 마츠노 카라마츠 군."

 

"에? 네?"

 

 

토도마츠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양동이의 물을 버리고 오기 위해 양동이로 손을 뻗던 카라마츠는 그 앞에 젖은 옷으로 웅크리고 앉아있는 카라마츠(I)를 불렀다. 문득 정신을 차린 카라마츠(I)에게 일어서라며 손짓한 카라마츠는 그가 일어서자 그의 젖은 옷으로 손을 가져갔다.

 

검은 가디건 아래로 받쳐입은 하얀 베스트를 살짝 잡고 카라마츠는 눈을 감았다. 뭐, 뭐하는, 티처…? 카라마츠(I)는 순간 입을 다물었다.

 

후웅, 몸을 휘감는 바람에 옷이 들썩였다. 부풀었다 원상태로 줄어드는 옷은 조금 전과 다르게 축축하긴 커녕 젖은 자국 하나 남지 않아서 카라마츠(I)는 눈을 깜박였다. 잠시간 사고회로가 멈춰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됐다."

 

"에, 아, 아? 에…?"

 

"고마워, 카라마츠 군. 이제 자리로 돌아가. 수업을 시작한다."

 

 

카라마츠(I)의 머리를 톡톡 두드리고 카라마츠는 자리에서 일어서 교탁으로 나갔다.

 

마도사라고 소개는 들었지만 실제로 카라마츠가 마법을 쓰는 것은 본 적이 없어서, 불을 시작해 바람으로 끝난 카라마츠의 마법을 보고 마찬가지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있던 토도마츠는 카라마츠가 다가오자 화들짝 정신을 차리고 교탁을 두드렸다.

 

 

"자, 자아―. 이번에야말로 수업 진짜로 시작할 거니까 책들 펴! 파란 마츠노야, 거기서 수업 들을 거야?"

 

"아, 아니,"

 

 

카라마츠(I)가 자리로 돌아가고, 수업이 시작됐다. 토도마츠가 칠판에 무언가를 열심히 쓰면, 카라마츠는 옆에서 그에 적합한 얼음을 구현시켰다.

 

토도마츠(I)는 여전히 멍한 상태의 형을 바라보았다. 그는 텅 비어있었고, 그 텅 빈 마음에는 상황마다 어떤 것이 가득 들어찼다. 지금의 상황으로 봐서는 호감, 이라는 순수하고 부끄러운 것이 가득한 것 같아서, 그의 파트너이기도 한 토도마츠(I)는 조금 힘을 실어줄까, 생각했다. 그것은 순전히 변덕이고, 제 마음이었다.

 

토도마츠(I)가 손을 스윽 들자, 카라마츠가 먼저 아는 체를 했다. 카라마츠가 토도마츠(I)를 가리키자, 칠판을 향해 있던 토도마츠의 몸이 돌아갔다. 토도마츠는 고개를 기울였다. 원래 질문같은 걸 하는 학생이 아닌데, 저 녀석. 빛나는 영악한 눈동자가 카라마츠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것이 왠지 불안했다.

 

 

"…뭐야? 핑크 녀석. 수업에 관련된 질문이 아니라면 각하시킬 거니까?"

 

"에에! 수업에 관련된 질문이라구요오―! 톳티 쌤 냉정해!"

 

"내 얼굴로 그 별명 말하지마, 드라이 몬스터 녀석. 랄까 질문이 뭔데?"

 

"카라마츠 쌤은 오소마츠 쌤이랑 사귀는 거에요?"

 

 

토도마츠(I)의 질문에 토도마츠는 이마를 짚었다.

 

 

"…그게 어딜 봐서 수업에 관련된 질문이라는 거야!"

 

"위저드에 관한 질문이잖아요! 담당 학생도 알 건 알아야죠! 알 권리라는게 있는데!"

 

"네 담당 교사는 나거든? 랄까 그런 프라이버시를 알 권리와 엮지마!"

 

"에? 프라이버시? …그럼 설마 진짜…?"

 

"진짜겠냐!"

 

"카라마츠 쌤! 진짜에요? 오소마츠 쌤이랑 사귀는 거에요―?"

 

카라마츠에겐 휘말리지 말라고 해놓고 본인이 휘말리고 있는 걸 눈치챈 토도마츠의 머리가 지끈거렸다.

 

토도마츠(I)의 질문이 내던져진 순간부터 카라마츠는 가벼운 얼굴을 한 상태로 굳어있었다. 톳-티?! 그런 걸 왜 묻냐는 듯 경악에 찬 얼굴로 바라봐오는 카라마츠(I)에게, 도와주는 거잖아, 이런 천연바보, 그런 의미를 담은 눈빛을 보내주고서 토도마츠(I)는 다시 카라마츠를 쳐다보았다.

 

카라마츠가 움직임을 멈추고 있던 건 고작 잠시였지만, 멀리 있음에도 어쩐지 빛이 사라진 눈동자가 자신을 담아내는 게 또랑또랑 보이는 것 같아서 토도마츠(I)는 무심코 괴고 있던 턱을 들어올렸다. 어라, 나 지금, 뭔가 지뢰를 밟았으려나…? 토도마츠(I)는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챙강 ― 날카로운 파열음이 교실 전체를 휩쓸었다. 손바닥 위에서 붕붕 떠있던 얼음구(球)가 손바닥에 착지하나 싶더니, 다섯 개의 손가락이 가운데로 모였다. 눈으로 전부 인식하지 못한 그 순식간의 빠른 행동에 깨져 바닥으로 떨어진 얼음 파편들은 카라마츠의 발이 움직여 툭 툭 닿을 때마다 순식간에 녹아 증발했다.

 

정적이 찾아온 교실. 모두가 같은 얼굴로 직시해오는 가운데, 카라마츠는 빙긋 웃으며 질문의 시발점인 토도마츠(I)를 향해 대답했다.

 

 

"그럴 리가 없잖아? 마츠노 토도마츠 군."

 

"…죄, 죄송합니다…."

 

"으응―? 죄송할 게 아니다. 궁금한 걸 바로바로 물어보는 그 자세! 아주 훌륭하다! 이런, 예시마법이 사라졌으니 다시 만들어야겠군. 자, 다시 수업으로 돌아갈까?"

 

 

아니아니, 그거 사라지게 한 거 당신이니까―?! 입은 웃고 있으면서 눈으로는 꿰뚫을 듯 바라보는 압박감은 엄청났고, 그 기세에 무심코 토도마츠(I)는 사과를 했고, 토도마츠는 차마 걸 수 없는 태클을 꾸욱 눌렀다.

 

…솔직히, 토도마츠(I)의 이름이 불렸을 때는, 마치 제 이름을 부른 것마냥 내심 놀랐다. 그럴게, 그 목소리는 가히… 위협적이었으니까.

 

다시 이론으로 돌아가보자면…,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수업이 다시 시작되고, 토도마츠(I)는 옆에서 느껴지는 시선에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카라마츠(I)가 자신을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혀를 내두르며 다시 칠판으로 시선을 고정시킨 토도마츠(I)는 더이상 자신을 바라보고 있지 않은 토도마츠 옆의 위저드를 훔쳐보았다.

 

다섯 중 네 원소를 다루는, 드래고너 타이틀과 정령까지 겸비한 마도사.

 

과연, 이라고 생각해버리는 토도마츠(I)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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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 수업이 전부 끝나고 점심이 시작되자, 교실은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 교탁에 놓인 짐을 정리하던 토도마츠는 저 멀리서 우물쭈물거리며 힐긋힐긋 시선을 보내는 두 녀석을 알아채고 칠판을 지우던 카라마츠에게 넌지시 말했다.

 

 

"금방 나가지 않으면 이번 점심은 늦을 거라구요?"

 

"네?"

 

"아이들이 또 몰릴 거에요. 얼른 나가서 점심부터 먹자구요."

 

"아, 전 괜찮습니다."

 

"에? 점심을 안 먹겠다는 거에요?"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전 따로 같이 먹을 사람이 있어서요."

 

 

싱긋 웃으며 카라마츠는 또다시 선을 그었고, 토도마츠는 오소마츠처럼 그것을 알아차렸으면서 못 알아듣는 척, 상관없는 척도 할 수 없었다.

 

 

"카라마츠 쌤!"

 

"오? 마츠노 토도마츠 군!"

 

"그게… 아깐 무례한 질문해서 죄송했어요, 당황하셨죠…?"

 

"무슨 소리인가! 배우는 사람에게 있어 호기심이란 더 앞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발판이나 다름없다! 내게 질문을 해줘서 고맙다, 아주 기특하군."

 

"…근데 계속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쌤은 카라마츠 형이랑 말투가 비슷한 것 같아요."

 

"에?"

 

"무, 무무무, 무슨 소리인가, 토도마츠! 티, 티티, 티―처가 나를 따라할 리 없잖아?!"

 

"따라한다고는 말하지 않았는데. 랄까 왜 형이 부끄러워하는 거야? 죄송해요 쌔―앰! 이런 폰코츠 형이라!"

 

"아아, 무슨 소리인가? 당차고 순수한데. 그런데 말이야? 마츠노 카라마츠 군."

 

"마, 말해라, 티처―!"

 

"티처, 라고 부르지 않아줬으면 좋겠는데."

 

 

카라마츠의 말에 토도마츠(I)는 에, 말을 멈추고 카라마츠(I)를 바라보았고, 카라마츠(I)는 경직된 얼굴로 카라마츠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토도마츠는 헙 숨을 들이켰다.

 

티처―! 늘 발랄하던 목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토도마츠는 따끔거리는 가슴을 긁으려다 손을 그러쥐었다.

 

…어째서, 너도 늘 우리를 그렇게 불렀잖아. 우리도 너에게는 티처였잖아. 그런데 왜, 왜 너를 닮은 그 아이가, 너를 그렇게 부르는 것을 싫어해?

 

우리 때문에?

 

그 날, 때문에?

 

 

"아… 그, 죄, 죄송해요…. 모두를 이렇게 부르고 있으니까 무심코…"

 

"아, 아니아니! 그렇게 불렀다고 혼낸다던가가 아니라!"

 

"…아니라?"

 

"…나도, 학생이던 시절에 위저드들을 그렇게 불렀었는데, 뭔가… 내가 직접 들으니 낯간지럽달까…. 그러니까 그냥 평범하게 선생님, 이라고 불러줬으면 좋겠다! 평범한 호칭이지만, 마츠노 카라마츠 군이 모두를 티처라고 호칭한다면 유일하게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나는 특별해지는 것 아닌가!"

 

"오, 오우―! 과연 마도사! 티처, 아니, 카, 카라마츠 선생님은 천재다제―! 평범한 호칭을 특별하게 만드는 마법이라니, 그런 건 들어보지도 못했다!"

 

"아니! 저건 마법같은 게 아니라 단순히 형의 호칭이 안쓰럽다는 뜻이니까?!"

 

"선생님을 특별하게 부르겠다! 나의 특별한 위저드가 되어줘서 고맙다제―!"

 

"본인이 듣고싶은대로만 듣지 말아줄래?!"

 

"하하, 나야말로 첫 제자가 되어줘서 고맙다!"

 

"그게 부끄러운 거니까요!? 뭐야 이 상냥한 파란 색들은―?!"

 

 

가운데서 머리를 쥐어뜯는 토도마츠(I)를 마치 자기자신마냥 지긋 바라보는 토도마츠를 알아챈 카라마츠가 슬쩍 물었다.

 

 

"위저드 토도마츠? 점심식사 안 하는 겁니까?"

 

"에?"

 

"금방 나가지 않으면 늦을 겁니다."

 

 

내게 신경쓰지 말아요, 그런 말을 걱정하는 척 돌려말하는 거라는 건 알 수 있었다. 바보같지만 순수한 제자에게 둘러댄 말 또한, 포장이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고개를 끄덕이고 도망치듯 교실을 뛰쳐나온 토도마츠는 교무실로 향하는 내내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거짓말이 늘었구나, 원래의 넌 얼굴에서 전부 티가 나는 녀석이었는데.

 

…그만큼, 많은 시간이, 흘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