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おそ松さん 2F/[능력마츠] 그 마도사의 사정

[능력마츠/사제마츠/오소카라/쵸로카라/속도카라/TS(여체화)/오소마츠상 소설(おそ松さん Novel )] 그 마도사의 사정 1

※ 세계관과 원작을 포함해 충분히 다른 설정.

※ 어느 정도의 세계관 공유_사제마츠

※ Just Fiction.

 

# 오소마츠상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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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마도사의 사정 1

 

 

 

 

저벅저벅 ― 또각또각 ― 저벅저벅 ― 또각또각 ―

 

어느 게 먼저랄 것도 없이 겹치며, 따라가며, 조용한 복도를 울리는 발소리는 두 개였다. 으―음, 인원은 셋인데 말이지. 토도마츠는 분명 신경써서 움직이는데도 좀처럼 뒤에서 따라오는 새로운 사람과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 것이 불만스러웠다.

 

분명 카라마츠는 여자이고, 나보다 키가 작고? 보폭도 당연히 차이가 날 거라는 걸 아니까 최대한 맞춰주고 있는데 말이야? 어째서 내가 맞춰주면 느려지고, 빨라지면 신경쓰지 않는 거야?! 오히려 이쪽에서 초조해져버리니까?! 게―다―가―!

 

 

"…저기, 그러니까 말이지, 쵸로… 슬슬 안 따라와줘도 된다만…"

 

"교실로 들어가는 것까지만 보겠다니까? 애초에 왜 자꾸 나를 먼저 보내려고 하는 거야?"

 

"학생들이 본다면 시끄러워질 게 뻔하잖아."

 

"하아? 다섯 중 네 개를 마스터한 마도사라는 것부터가 벌써 시끄러워지기 딱 좋은 포지션이라고?"

 

"그, 그거야 그렇지만, 그러니까 굳이 더 소란스러워질만한 건 빼버리는 게…"

 

"그리고 말이야, 역사적으로 봤을 때도 다섯 원소를 전부 다룰 수 있는 마도사는 지금껏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너처럼 네 개까지의 능력을 가진 마도사들은 있었지만, 그것도 겨우 몇 백년에 한 명씩 나올까 말까였고. 하지만 큐어(Cure)에, 마스터 원소 중 번개까지 소화가 가능해서 드래고너 타이틀까지 가지고, 무엇보다 유일하게 다루지 못하는 식물의 정령까지 가졌으니 넌 유일무이한 최초나 마찬가지라고. 엄청나게 멋있잖아, 이거? 너 나이스라는 거 좋아하잖아, 카라마츠."

 

"으으… 나이스는 물론 좋지만…."

 

"최대한 눈에 띄지 않도록 다닌다고 해도, 아예 발각되지 않는 건 무리니까. 조만간 난 발견될 거고, 넌 지금부터 소란의 중심에 서게 될 텐데. 두 번 시끄러울 바에는 처음부터 부딪히는 게 나아."

 

"그, 그런가…!"

 

"응, 그런 거야. 그러니까 나도 같이 들어갈게."

 

"Oh… 알겠다제…."

 

"알긴 뭘 알아?!"

 

 

속닥속닥거린다고 하는 건 알겠는데―?! 이렇게 발자국 소리마저 울리고 울리는 웅장하고 조용한 곳에서의 속닥거림은 다 들린다고! 토도마츠는 들려오는 대화를 듣다 결국 부릅 뜬 눈으로 뒤를 돌았다. 이쪽은 눈치가 보여서 빨리 가자는 말도 못하고 있는데! 그쪽은 멋있다던가, 그런 설득에 휘둘려서 학교를 시끄럽게 만들 생각이나 하고 말이야!?

 

 

"굉장한 얼굴이네."

 

"시끄러! 거기 정령! 당장 어딘가로 가거나 해버려! 수업에 늦었다고!"

 

"하? 이 녀석이 있는 곳이 내가 있어야하는 곳인데 어딜 가라는 거야? 그리고 수업에 늦은 건 교장 때문이잖아? 왜 이쪽에 성질이야?"

 

"카라마츠가 위저드(Wizard)로서 최소한의 소란을 위한 최대의 대책을 마련하는 걸 말리지 말라고!"

 

"위저드 카라마츠."

 

 

카라마츠의 주변을 붕붕 날던 발이 바닥에 착지했다. 토도마츠의 무의식적인, 습관적인 호칭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카라마츠? 누굴 그렇게 친근하게 부르는 거야? 누가 이 사람을 그렇게 부르는 거야? 당신이?

 

감히, 네가?

 

 

"오늘 새로 온 사람인데, 예의는 겸비하지 그래, 인간."

 

 

인간…?! 토도마츠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호칭에 입을 벌렸다. 가끔 마주치는 언어소통이 가능한 마수들도 이 자식, 저 자식 그렇게 부르면 불렀지 인간, 이라니! 그런 정도 없고 딱딱한 호칭은 들어본 적도 없어!

 

쵸로는 그가 알고 있는 정령의 모습과는 달랐다. 마주한 적은 없지만, 책이나 구전을 통해 상상했던 것과는 확실히 달랐다. 여자든 남자든, 어린 아이든 노파든, 그 모습은 다양하고 각자가 다스릴 수 있는 정령의 분야 또한 전부 다르기 때문에 성격도 천차만별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저렇게 싸가지없을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어! 더군다나 어째서 쵸로마츠 형이랑 이름도, 얼굴도 판박이인 건데? 그런 얼굴로 그런 말을 해오면 기분이 더 나쁘니까!

 

토도마츠는 분한 듯 쵸로를 가만히 노려보았다. 하지만 입 밖으로 방어할 수 있는 말은 없었고, 쵸로는 그것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거봐, 할 말도 없으면서, 그렇게 무시하는 것 같은 눈에 가슴 한복판이 욱신거렸다.

 

 

"토도마츠 선생님."

 

 

허스키한 목소리가 들리기 전에도 토도마츠는 카라마츠를 보고 있었다. 그 시선에 화답하듯 불러준 이름에 조금 안심이 되었지만, 그것은 사치라는 듯 카라마츠는 선을 그었다.

 

 

"네, 동료 위저드로서의 대우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아, 알고 있어. 새로 왔지만, 처음이 아니잖아? 알고 있지만, 모르고자 하잖아? 네가 긋는 경계선은 뚜렷하고, 그 위를 타오르는 불길은 내 능력보다 훨씬 강해서, 날 집어삼키겠지. 응, 알고 있어.

 

하지만 알고 있어? 네가 죽은 그 날부터 너는 우리에게 영원했고, 또다시 네가 사라진 그 날부터 너는 우리에게 영원했는데.

 

 

"쵸로, 다시 생각해도 지금은 타이밍이 아닌 것 같다. 정 뭣하면, P 클래스의 쵸로마츠 선생님에게라도 너에 대한 소개를 해달라 요청해놓을테니까."

 

"…나는 너의 정령이야. 네가 하는 소개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게다가 그런 녀석의 소개따위 필요없어, 수업할 것도 아니고."

 

"사람들은 많이 알면 많이 알아놓을수록 좋잖아? 너에게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그 녀석은…"

 

"응, 쵸로? 괜찮으니까. 수업하는 동안에는 자유롭게 있어도 괜찮다. 아까 갔었던 녹빛정원은 정말 아름다웠지 않나. 오랜만에 그들과 대화도 하고 어울리도록 해."

 

"…시간이 나는대로 반드시 불러."

 

"아아! 절대로 부르겠다제!"

 

 

저 녀석들과 말따위 섞지 말고. 마지막까지 토도마츠를 힘껏 째려본 쵸로는 카라마츠가 손을 흔들어주자 스르륵 사라졌다.

 

토도마츠는 비록 옆모습이었지만, 귓속말을 하느라 손으로 가리고 있었지만, 분명 카라마츠가 웃었던 것을 보았다. 그는 교무실에서의 오소마츠의 표정을 이해했다. 답지 않게 처져있던 모습, 카라마츠를 마주하고서도 크게 동요하지 않았던 태도, 그것을 보고 쵸로마츠와 토도마츠는 오소마츠가 이미 알고 있었던 건가 의심했었다.

 

응, 맞구나. 알고 있었던 거구나. 그래서 그런 표정을 지었던 거구나. 저 아이의 모든 것을 아는 듯이 붙어 지키는 정령이라는 녀석을, 의지하는 저 아이와 마주했던 거구나.

 

카라마츠는 쵸로의 기척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서야 고개를 돌렸다. 또각또각, 날카로운 소리가 토도마츠와 카라마츠 사이의 거리감을 순식간에 줄여버렸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서두르겠습니다."

 

 

똑같은 목소리지만 확연히 온도가 달라서, 토도마츠는 팔에 오소소 소름이 돋고 몸이 부르르 떨리는 것을 애써 떨쳐내고 앞장서는 카라마츠의 옆으로 붙었다.

 

 

"…I 클래스의 교실은 그대로야. 네가 재학 중이던 그때와 달라진 구조나 시스템은 없어, 적응하는 데 어려움은 없을 거야."

 

"네."

 

"…오늘은 이론학습의 차례지만, 첫 시간은 너에 대한 이야기로 수업이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아이들에게 소개를 하고, 아… 응, 간단한 질의응답같은 것만 해도 첫 시간은 훌쩍 지나버릴지도."

 

"토도마츠 선생님."

 

 

자리에 멈춰서 토도마츠를 바라보는 시선은 올곧았지만, 토도마츠는 그 시선에 담긴 의미를 알았다.

 

선을, 넘어오지마.

 

 

"다시 한 번 정중히 부탁드리겠습니다. 동료 위저드로서의 대우를, 해주세요."

 

 

꾹 눌러담아 전하는 말은 묵직하게 또다시 가슴 한복판에 날아왔다.

 

토도마츠는 자신이 카라마츠를 동료 위저드로서가 아닌, 그 때의, 그가 알고 있던 학생 카라마츠로서 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어쩌면 일부러, 더 그렇게 해왔는지도 모르지. 토도마츠는 카라마츠를 마주 바라보았다. 그 얼굴은 마치, 그렇게 해주지 않는다면 더이상 이곳에서 움직이지 않겠다, 그렇게 쓰여있는 것도 같아서 토도마츠는 아침을 먹었는데도 공복인 것 마냥 속이 쓰렸다.

 

그런 눈으로, 그런 목소리로, 그런 얼굴로 얘기해오면…

 

 

"…알겠어요. 미안합니다, 위저드 카라마츠."

 

 

이 선이 너무 두껍다는 걸 알아도, 넘어갈 용기조차 낼 수 없잖아.

 

더이상 그 올곧지만 뾰족 가시가 솟아난 시선을 마주할 자신이 없어서, 토도마츠는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언젠가의 자신이라면 저 추욱 처진 모습을 보고, 사과하라던 게 아니다 티처―! 그렇게 손을 뻗었겠지. 그렇게 할 수록, 더 멀어질 거라는 것도 모르고.

 

하지만 카라마츠는 지금 싱긋 웃었다. 토도마츠 대신 받아든 I 클래스의 이번 수업 출석부를 품 안에 꼭 쥔 채로.

 

 

"고맙습니다, 위저드 토도마츠."

 

 

다시금 토도마츠를 스쳐가는 카라마츠에게서는 익숙한 향이 났다. 시원하고, 상쾌한…

 

머뭇거리다 앞장서가는 카라마츠와 걸음을 맞춰 걷는 토도마츠에게 카라마츠가 물었다.

 

 

"제가 해야할 일이란 건 뭐가 있습니까?"

 

"…아, 그…, 아마, 아마 첫 시간에는 소개와 질의응답의 시간을 갖고… 두 번째 시간부터 본격적으로 수업을 나가게 되면, 이론의 예를 들어 옆에서 가볍게 마법을 보여주면 돼요. 아이들이 질문하면 답을 해주고, 궁금한 걸 물어봐오면 알려주기도 하고. 오늘은 급하게 오게 됐으니까 자세한 커리큘럼은… 수업이 끝나면… 따로 전달할게요."

 

"그렇군요. 따로 주의깊게 볼 학생들이라던가는, 없습니까?"

 

"…주의깊게… 응, 재학생들 중에 조금 특이한 아이들이 있어요."

 

"특이한 아이들?"

 

"현재 2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에요. 여섯 쌍둥이고, 전부 똑같이 생긴 남자 아이들이랍니다."

 

 

…여섯 명의 일란성 쌍둥이? 카라마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우리 위저드 마츠들처럼 피가 섞이지 않았는데도 꼭 닮은 사람들이 있는데, 똑같이 생긴 쌍둥이라고 신기할 건 없죠. 하지만 그 녀석들이 신기한 다른 이유는, 우리들과도 닮았기 때문이에요. 마츠노라는 성과 힘의 원소도요."

 

 

그리고… 토도마츠는 카라마츠를 힐끔 바라보았다. 조금 굵은 눈썹, 삐져나온 두 개의 머리털. 너도 우리와 닮았잖아, 그런 말은 할 수 없다. 해서는 안 되니까. 자격이, 없으니까. 그래서 그 아이들 중 너와 닮은 아이도 있어. 그런 말도 당연히 건네지 못했다.

 

카라마츠는 토도마츠의 시선을 느끼면서도 귀만 연 채로 걸었다. 저 앞에서 조금 소란스러운 교실이 보였다. 「 I-」라는 팻말이 달린 교실을 향하는 발걸음은 조금 떨렸다.

 

도망치듯 떠난 모교. 의도치않게 돌아와버린 그 곳에서, 자신이 지난 길을 똑같이 걷고 있는 학생들을 책임진다는 것은 어쩐지 벅차기도 했고 부담스럽기도 했다.

 

문의 앞에 멈춰서서 출석부를 펼쳐보며 카라마츠는 넌지시 물었다.

 

 

"위저드 마츠들과 힘의 원소도 같다면… I 클래스에 재학 중인 학생은…"

 

"마츠노 카라마츠와 마츠노 토도마츠."

 

 

들어가자마자 눈에 띌 거에요, 토도마츠는 그렇게 말하며 카라마츠를 향해 가볍게 웃어보였다. 힘이 빠진 자조적인 웃음이었다.

 

 

"조금 늦었다고 그새 이렇게 떠드냐―. 랄까 천장에 고드름 박은 녀석 나와!"

 

"마츠노요~"

 

"어느 마츠노!"

 

"카라마츠 형이요~"

 

"토, 토도마아츠―!?"

 

"파란 녀석 나와."

 

"히, 히에엑―! 티, 티처! 이것은! 이것은 연습의 결과다! 스승이라면 결과보다는 제자의 노력과 마음가짐에, 흐갹!?"

 

"2학년이나 돼서 아직도 얼음을 바라는 곳에 구현시키지 못하면 어쩌겠다는 거야! 그리고 무엇보다 이론수업에 얼음 쏠 일이 뭐가 있어!"

 

 

토도마츠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 몸을 전부 들이밀지 않은 탓에 제 뒤에서, 학생들이 보지 못하는 각도로 기다리고 있는 카라마츠가 있어 그는 조금 부끄러웠다.

 

카라마츠에게 있어 그는 떳떳한 사람은 아니더라도, 훌륭한 교사로서는 되고 싶었다. 어쨌든 그는 카라마츠의 담당 위저드였고, 한때 졸업 후에도 간간이 찾아와 스승의 은혜를 전하는 제자가 되지 않을까 꿈꾸기도 했었으니까. 자신에게는 꽃 한 송이라면, 오소마츠에겐 꽃다발 째 줄 거라고 푸념하기도 했었지만.

 

그런데 이게 뭐야. 첫날부터 천장에 구멍을 뚫어놓질 않나. 위에 박혀있는 얼음에서는 어느새 녹아 맺힌 물이 톡톡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아―! 어쩔 거냐고 이거어―! 절―대로 말썽쟁이들의 반을 맡았다고 질려할 거야―.

 

 

"쌤~ 너무 늦는 거 아닌가요~"

 

"시끄러어―. 어차피 이론 수업 시간 조금 깎였다고 좋아하고 있었을 거잖아, 너희들."

 

"토도마츠 쌤은 너무 차가워어―. 누가 I 클래스 아니랄까봐."

 

"응, 방금 말한 너 고드름 처리 당첨~!"

 

"쌔앰―?!"

 

"자아―, 잡담은 여기까지. 오늘부터 함께 생활하게 된… 선생님을 소개할게."

 

 

데카판이나 그 망할 정령이 수식어구로 붙인 '새로운', 그런 형용사같은 거, 덧붙일 수 있을 리가 없다. 새로운, 처음인, 시작인, 그런 말을 붙여버리면, 우리의 마음 속에 존재하던 카라마츠를 부정하는 것 같잖아.

 

토도마츠는 때가 되었다고 느꼈다. 안 그래도 시끄러운 이 교실은, 더 시끄러워지겠지. 문가에서 교실 안으로 완전히 몸을 들이밀자, 어느 정도 거리가 벌어진 후에 카라마츠가 뒤따라 들어왔다.

 

호기심으로 뒤덮여 순간 정적이 찾아온 교실은 흡사 폭풍전야여서 토도마츠는 제 말이 끝나고 불어닥칠 소란을 직감하며 눈을 질끈 감았다.

 

 

"앞으로 F, I, W, 그리고 T 클래스와 드래곤 클래스의 보조를 담당하게 된 마도사 위저드, 카라마츠다. 앞으로 잘 지내보지!"

 

 

…우,

 

우? 카라마츠가 어디선가 터져나온 한 마디를 반복했다.

 

으, 토도마츠는 귀를 막았다.

 

와아아아아아 ― !

 

그것을 시작으로 봇물처럼 터지는 환호성에 카라마츠는 저도 모르게 비틀거렸다. 교탁을 붙잡고 선 기울어진 몸을 부축하려 손을 뻗었던 토도마츠는 다시 손을 거두었다.

 

 

"여자 선생님이야―!"

 

"마도사래! 담당 클래스가 몇 개야!"

 

"여자다! 여자야!"

 

"여자 처음 보냐! 이것들아 조용히 안 해―!?"

 

"카라마츠 쌤 예뻐요오―!"

 

"카라마츠 쌤! 불 보여주세요! 번개 쳐주세요!"

 

"뭐라는 거야아―! 학교 부술 일 있어! 당장 자리에 앉아아―!"

 

"꺄아아아! 쌤 좋아해요오―!"

 

"방금 고백한 놈 나와!"

 

 

꺄아아아 ― 와아아아 ― 우오오오 ―

 

교실을 뒤덮는 갖가지 괴성은 카라마츠가 간단한 소개 후, 개인적인 궁금함을 질문으로 받았을 때, 답변으로 무슨 말을 내놓든 끊임없이 터져나왔다. 쉬는 시간을 1분 앞두고서, 마지막으로 정령이 있다는 카라마츠의 머뭇거리는 고백에 또다시 교실은 아수라장이 되고, 토도마츠는 카라마츠를 데리고 종이 치자마자 도망치듯 교실을 빠져나갔다.

 

교내에서는 빗자루 타기가 금지되어 있었지만, 학생들이 카라마츠를 따라 우르르 몰려나오는 탓에 재빨리 교무실로 가기 위해 빗자루를 불러 뒷자리에 카라마츠를 앉히고서 토도마츠는 슝 속도를 내 공중을 가로질렀다.

 

토도마츠 선생님이 교칙을 어기고 교무실로 탈주한다―! 독재타도, 와 같은 위세의 함성은 I 클래스로부터 순식간에, 예쁜 마도사 여선생님이 왔다는 소문을 타고 학교 전체로 퍼졌다.

 

교무실로 몰려간 학생들로 텅텅 비어버린 몇 개의 교실에서 빠져나온 마츠노 형제들은 소란의 시작점인 I 클래스로 향했다. 그 곳에는 질렸다는 눈으로 파트너를 바라보는 학생 마츠노 토도마츠와, 가슴을 부여잡고 빨개진 얼굴로 호흡하는 학생 마츠노 카라마츠가 있었다.

 

 

"뭐야? 웬 난리?"

 

"카라마츠 형―아는 왜 굳은 토마토가 된 검까―?"

 

"아아―. 새로 온 선생님이 예쁜 여자 선생님인데, 네 개의 원소를 다루고 드래고너까지 한다나 봐. 정령도 있대."

 

"에에?! 지나친 하이 스펙 진짜야?! 마도서(書)에나 나올 법한 레전드잖아 그거―!"

 

"예뻐? 예뻐?!"

 

"가슴―?!"

 

"쥬시마츠! 그런 거 큰소리로 이야기하지마!"

 

"그래서 카라마츠 형이 뿅― 갔다 이거지."

 

"헤에―."

 

"…이건…"

 

 

하나같이 질렸다는 표정으로 봐라봐오는 형제들의 시선에도 아랑곳않고 카라마츠는 가슴을 부여잡고 있던 손에 힘을 주었다. 교복이 손 안으로 구깃 말려들어갔다.

 

 

"데스티니…!"

 

 

곧 학생 마츠노 이치마츠에게 뒤통수를 가격당하고서 카라마츠는 책상으로 철퍼덕 엎어졌다.

 

 

.

 

 

.

 

 

.

 

 

.

 

 

.

 

 

"우와… 이게 무슨 난리야…?"

 

 

교무실 근처에 결계를 쳐놓을 상태로까지 이르자, 쵸로마츠와 이치마츠는 각각 앞문과 뒷문에 결계를 치고 돌아오며 중얼거렸다. 문과 창문을 부술 기세로 모여있던 인파는 결계로 인해 조금 떨어진 곳으로 밀려나게 되었지만, 좀처럼 해산될 줄 몰랐다.

 

카라마츠는 수업이 끝나면 꼭 부르라던 쵸로를 불러도 될지 갈등했다.

 

 

"와핫―! 아이들이 학구열이 불타고 있슴다!"

 

"…쥬시마츠 형, 저건 학구열이 아니야…."

 

 

아, 어느 의미로는 맞나. 그들은 조금 당황한 표정으로 문 밖을 살피는 카라마츠를 힐긋 훔쳐보았다.

 

교무실 근처에 결계를 치자는 다소 황당한 제안에 카라마츠가 그러다 학생들이 다치면…, 이라고 중얼거렸던 것을 모두는 분명 들었다.

 

그 걱정 가득한 목소리는 상냥했기 때문에 자꾸 새로움을 강조하는 저 사람은 틀림없이 그들이 알고 있는 카라마츠가 맞을 거라고 생각했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마음놓고 바라보지 못했다.

 

 

"이햐아―! 학교가 난리가 났네에―."

 

"오소마츠 형!"

 

 

드르륵 창문을 열고 빗자루를 타고 들어오는 오소마츠를 보고 토도마츠와 쵸로마츠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빗자루를 송환(還)하며 그들의 얼굴을 알아채고 오소마츠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어쩔 수 없는걸―. 결계를 뚫고오기도 전에 저 녀석들한테 붙잡힐 것 같고―. 다음 수업을 위해 준비는 해야하니까 교무실로는 들어가야겠고. 랄까 토도마츠는 빗자루 타고 날아왔다며? 교칙위반선생님이라고 애들이 나한테 이르던데?"

 

"학생주임은 쵸로마츠 형인데 그걸 왜 오소마츠 형한테 일러? 랄까 그럼 어떡해! 애들한테 휩쓸리는 순간 압사당할 것 같았다고!"

 

"너야 관심 밖이니까 압사였겠지~ 안 그래? 카라마츠?"

 

 

창문 너머의 인산인해를 바라보던 눈동자가 순간 빛을 잃었다. 그것을 멀리 떨어진 위저드들이 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오소마츠를 제외한 위저드 마츠노들 역시 굳어버렸다. 절대 말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에게서, 절대 들리지 않을 것 같은 이름이 튀어나왔다. 정작 그 주인공 오소마츠는 아무렇지도 않게 책을 고르고 종이를 골라 챙겼다.

 

천천히 돌아간 고개가 오소마츠를 향해 멈추었다. 모두의 호흡도 멈추었다. 책상을 뒤적거리던 오소마츠는 문득 고개를 들었다.

 

탁해진 검은 눈동자. 아무것도 읽히지 않는 표정. 오소마츠는 응당 달라진 그 분위기에 쓰게 웃으며 몸을 곧게 일으켰다.

 

보고 싶었어. 미안해. 첫 수업은 어땠어? 돌아온 학교는 어때? 아이들은 괜찮아? 여기의 모두는 친절해, 너도 알잖아? 널 환영하고 있어.

 

좋아해.

 

순서없이 엉망이 된 말들이 나가고 싶어 목구멍에서 점점 부풀어 올랐다. 미안, 하지만 말할 수 없어. 오소마츠는 그것들을 꾸역꾸역 속 깊은 곳으로 억눌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으로 나가는 말은 눈을 감고 고개를 돌리지 않는 이상 막을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오소마츠는 고개를 돌리지도, 눈을 감지도 않았다.

 

이렇게 널 다시 보는 1분 1초가, 한 순간이 소중한데, 어떻게 그걸 거부할 수 있겠어.

 

하지만 오소마츠의 시선에 담긴 말들은 카라마츠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카라마츠는 듣고 싶지 않았다.

 

예전에는 없는 곳에서도 듣고자 하고 알고자 했던 그의 모든 생각을, 이젠 궁금해하고 싶지 않았다.

 

 

"…토도마츠 선생님."

 

"네, 네?! 에, 응! 아니, 네!? 네!"

 

 

오소마츠를 바라보는 시선은 고정시킨 채로, 카라마츠는 토도마츠를 불렀다. 난데없이 제 이름이 불리자 쇳소리와 함께 요상한 대답이 튀어나가고 어깨가 움찔 떨렸다. 토도마츠 본인도 그런 자신을 창피해할 정신도 없을 뿐더러, 주변의 위저드 마츠노들도 그것을 보고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할 만한 겨를이 없었다. 마치, 살얼음판 위에 서있는 것처럼 모두가 곤두서있었으니까.

 

 

"다음 수업을 위해 제가 준비하거나 제게 필요한 자료가 있습니까?"

 

"아, 아뇨! 필요한 것들은 제가 전부 준비해뒀으니, 수업에 참여만 해주시면 되는…데…."

 

"그럼 수업 시작할 때 돌아오겠습니다."

 

 

에? 네? 에에? 토도마츠가 뭐라 반문할 새도 없이 카라마츠는 또각또각 창문으로 다가갔다. 낮은 굽이라지만 구두를 신었다거나, 하늘거리는 치맛자락이 펄럭거리는 것은 개의치 않고 창틀로 펄쩍 날쌔게 뛰어오른 카라마츠는 창문을 열고 그대로 몸을 날렸다.

 

 

"무슨, 잠…!"

 

 

위저드 마츠노들이 깜짝 놀라 한 발자국 앞으로 나서는데, 아래로 가라앉았던 파란 원피스가 부웅 공중으로 떠올라 시야에서 벗어났다. 저도 모르게 앞으로 몸을 내밀고 있던 오소마츠는, 놀라긴 했지만 다른 이들처럼 튕겨나오진 않은 이치마츠를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책상을 짚었다.

 

맞아. 저 녀석, 바람의 속성도 다룰 수 있었지. 바람의 마법사 또는 마도사들은 추가적으로 자신의 몸의 중력을 조절할 수 있었다. 즉, 빗자루를 사용하지 않아도 자유자재로 날 수 있었다.

 

오소마츠와 비슷하게 깨달은 다른 위저드 마츠노들은, 밖에서, 카라마츠 선생님이 날아갔다―! 하고 소리치는 누군가를 중심으로 뿔뿔이 흩어지는 학생들의 무리가 갈라지는 것을 보고 숨을 내쉬었다. 쵸로마츠와 이치마츠가 다시 결계를 풀고 있을 때, 토도마츠가 입을 열었다.

 

 

"오소마츠 형."

 

"아, 응, 왜? 토도마츠?"

 

"…카라마츠의 정령녀석이랑, …카라마츠가 아까 그랬어. 동료 위저드로서의 대우를 해달라고."

 

"…무슨 소리야?"

 

"카라마츠는… 우리의 제자이기도 하고, 이 학교의 졸업생이기도 하니까…. 나도 모르게 편하게, 카라마츠, 그렇게 불러버렸더니, 두 번이나 강조하면서 부탁했어. 동료 위저드로서의 대우를 하라고."

 

 

선을 그었어, 토도마츠가 고민하다 덧붙인 뒷말에 오소마츠와 주변에서 듣고 있던 이들은 모두 입을 다물었다.

 

 

"…하하…."

 

"…오소마츠 형…."

 

"…하…."

 

 

윽. 오소마츠가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괴로운 듯 흘러나오는 신음을 막을 수 없었다.

 

 

"…그런 거…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

 

그 당연한 부탁이 그저 괴롭고 괴로워서, 그 당연한 선이 그저 날카롭고 날카로워서, 그 돌려버린 등이 그저 차갑고 차가워서.

 

하지만, 부정할 수 없어서.

 

오소마츠는 손가락 끝으로 흘러나오는 열기를 식히기 위해 토도마츠의 손을 부여잡았다.